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가 분양가를 낮춰 다음달 19일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이달 8일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채 먼저 문을 연 모델하우스 모습. 한경DB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가 분양가를 낮춰 다음달 19일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이달 8일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채 먼저 문을 연 모델하우스 모습. 한경DB
고(高)분양가 논란으로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가 분양가를 정부 가이드라인 수준에 맞춰 다음달 중순 일반분양키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인근 아파트 분양가격의 110%를 초과하지 않는 3.3㎡당 4138만원 이하로 공급될 전망이다. 분양가 인하분이 웃돈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청약 경쟁률이 치솟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개포주공3, 분양가 4100만원대로 낮춘다
◆평균 분양가 3.3㎡당 200만원↓

개포주공3단지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4178만원으로 인하하기로 의결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조합 대의원회에 이를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하면 HUG에 분양보증 재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이보다 더 낮은 4137만~4138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포주공3단지 조합은 분양가의 ±1% 범위 내에서 조합장에게 조정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조합장이 분양가를 기존의 110% 선으로 더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개포주공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는 3.3㎡당 평균 3762만원에 일반분양했다. 이를 감안하면 개포주공3단지의 최고 상한가격은 4138만원이다.

개포주공3단지 조합은 당초 작년 9월 말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당시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4457만원, 테라스가 딸린 대형 주택에 적용할 최고 분양가는 5166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6월 중순까지만 해도 이 가격을 고수했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는 비판이 일자 6월 말과 이달 초 평균 분양가를 4310만원(최고 4498만원)으로 낮춰 분양보증 심사를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대립각을 세우면서 분양가격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수입 주방가구나 대리석이 필수 사항에서 옵션으로 전환하는 등 일부 상품 구성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 경쟁률 치솟을 듯

조합과 현대건설은 다음달 중순 HUG 분양보증 재신청과 강남구청 분양승인이 이뤄지면 18일 모집공고를 내고 19일 모델하우스를 재개관한다. 이어 24~26일 청약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총 1320가구(전용면적 49~T148㎡) 중 69가구(전용 84~131㎡)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경쟁률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유동자금이 부동산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강남권 재건축을 이끌고 있는 대규모 개포지구의 일반분양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어서다.

다음달 평균 분양가가 3.3㎡당 4138만원까지 낮아지면 총분양가는 주택형별로 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 내려간다. 전용 84㎡의 총 분양가는 14억8000만원에서 14억5000만원으로, 물량이 가장 많은 전용 106㎡는 19억3700만원에서 17억9000만원 선으로 떨어진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나올 강남권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논란을 의식해 당초보다 분양가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며 “강남권 재건축 청약 열기가 더 뜨거워지면서 주변 시세를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