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수도권 1기 신도시 등 일부에서 전세 수요가 감소하는 ‘역(逆)전세난’이 발생하고 있다. 여름방학 학군 수요가 시작됐음에도 주변 신도시·택지지구 공급 물량이 많아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3구 아파트 전셋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구가 0.18% 떨어졌고 서초·송파구가 각각 0.1%, 0.01% 내렸다. 여름방학 학군 수요가 많아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7월에 강남3구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달 들어 강남3구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말보다 0.07% 떨어졌다.

서울 잠실동 S공인 대표는 “작년 11월에 비해 전셋값이 평균 3000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잠실은 비교적 지은 지 오래된 미성·진주아파트 등은 물론 새 아파트군에 속하는 엘스·리센츠 등도 전세 수요가 없어 냉랭하다.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 기존 아파트들도 마찬가지다. 잠원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신반포래미안팰리스 입주가 시작됐고 9월부터 입주하는 아크로리버파크까지 총 2500가구에서 전세가 나오다 보니 기존 아파트 전세가 순환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잠원동 강변아파트 전용면적 66.29㎡ 전셋값은 지난해 말 4억8000만원에서 4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도 전세 수요가 예년보다 급감했다. 위례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새 아파트 입주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의 전셋값 통계에 따르면 2분기 광교(0.92%) 동탄2(0.72%) 등의 새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판교(-0.51%) 분당(-0.19%) 등의 전셋값은 하락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부터 2년간 전국적으로 70만가구가 넘는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일부 지역은 역전세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