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테헤란로 축 연결…방배·내방·이수 등 최대 수혜
문제는 비싼 땅값과 용도제한…건설업계 "수익성 없어 매각 쉽지 않을 듯"

서초구의 '노른자위' 땅인 정보사 부지 매각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보사 부지 개발로 서초구 중심부에 위치해 지역과 지역을 가로막고 있던 군시설이 사라질 경우 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보사 부지는 9만1천597㎡ 규모로 그동안 서초동과 방배동을 단절하고 일대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하철 2호선 삼성역∼강남역에서 이어지는 강남 테헤란로 개발 축이 정보사 부지로 인해 서초역에서 끊기는 문제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강남구와 서초구를 잇는 장재터널이 뚫리고 정보사 부지가 개발되면 강남∼서초를 잇는 개발축이 연결되면서 서초구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외진 곳으로 평가받았던 방배·이수·내방동 일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대표는 "강남구 서초를 단절했던 땅이 열리면서 도시 구조상 주변 지역의 유기적인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미 개발이 활발한 반포·서초동 일대와의 개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도 "정보사 부지에 대규모 복합문화시설 등이 들어서면 이미 예술의 전당을 보유한 서초구는 명실공히 서울시내 문화·예술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좁게는 개발이 더뎠던 서래마을과 방배·내방 일대, 넓게는 강남구 삼성동까지 개발 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이 현실화되면 인근 지역의 주택 개발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방배동 일대에서 추진중인 재건축 사업 등이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일반인과 단절된 군시설이 나가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섬에 따라 가뜩이나 집값이 크게 오른 반포·서초동 일대 주택 가격까지 들썩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감정가만 1조원에 육박하는 땅이 공익성이 농후한 복합문화예술 용지로 쉽게 매각될 수 있느냐다.

이미 정보사 부지는 2002년부터 매각이 추진됐으나 세 번이나 유찰된 바 있다.

건설업계는 아파트 등 주택이 건설되지 않을 경우 수익성 문제로 사업추진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신조 대표는 "땅값이 비싼데다 허용 용도는 공익적 성격이 커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일반 건설사나 민간 개발업자들은 매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주택이나 상가가 들어서지 않는 한 수익성이 없다"며 "위치는 탐나지만 개발 용도가 제한돼 있고 땅값이 비싸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는 "굴지의 그룹사가 공공사업의 목적으로 매입하지 않는 이상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변 부동산들도 일단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아직까진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D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복합문화예술단지가 들어서면 서래마을 일대 환경이 더 좋아지고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부지가 팔린 것도 아니고 언제 매각과 개발이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 M중개업소 대표도 "장재터널이 뚫리면 교통여건 등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이미 세차례나 유찰된 경험이 있어서 이번 매각 공고가 부동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박인영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