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최대 화두는 역시 서울 강남권 재건축이었다.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2016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하반기에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부동산시장] "하반기도 '강남 재건축·2기 신도시'가 집값 상승 주도할 것"
“재건축 열기 하반기에도 계속”

현재 부동산시장 흐름에 대해 응답자의 93%가 지역별 편차가 큰 상황이라는 데 공감했다. 응답자의 63%는 ‘수도권만 호조세고 지방은 조정기’라고 답했고, 30%는 ‘지역별로 차별화 심화’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관심을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DB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관심을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DB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의견도 많았다.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 수준에 대해 거품이라는 의견과 적정하다는 의견이 각각 43%를 차지했다. 저평가라는 의견은 14%에 그쳤다.

대다수 전문가는 그럼에도 가격 상승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5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말까지 상승할 것(23.8%)이란 견해와 내년 하반기까지 오를 것(19%)이란 의견 순이었다.

하반기 강세 전망 지역에 대한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서 응답자의 43%가 강남을 비롯해 서울 목동, 경기 과천 등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곳을 꼽았다. 위례, 하남 미사강변,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택지지구(40%)와 경기 광명, 충남 천안아산 등 KTX 역세권(20%) 등에도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철저하게 인기 주거지역 요건을 갖춘 곳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시장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응답자의 65.5%가 지방 주택가격 조정이 2~3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까지 일시적으로 조정받을 것’이라는 의견은 7%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제주와 세종시는 하반기 전망이 밝았지만 대구, 광주 등 지방광역시는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해까지 공급이 쏟아진 대구는 응답자의 70%가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하락세를 전망했다.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 울산 등도 침체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꼽혔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경북과 전남도 하반기 전망이 어두운 시장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재건축 임박 지역 전세난 우려

전셋값은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응답자의 73%가 하반기에 전셋값이 ‘1~3%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고, 17%는 보합세를 예상했다.

지역별 전망은 엇갈렸다. 응답자의 50%는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서울 강남, 강동, 송파 및 인근 지역에서 전세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미사, 위례,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를 비롯해 영·호남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가 예상했다. 일부 지역에선 역전세난과 월세 시장의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주 물량 증가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월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 매매 시점도 엇갈렸다. 응답자의 32%는 올 하반기를 주택 구입의 적기로 꼽았다. 유수현 대우건설 건축마케팅팀장은 “아직 위례 등 일부 신도시는 지하철이 개통되지 않아 저평가돼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입지 여건이 좋은 택지지구 내 분양권을 하반기에 매입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와 2018년 하반기를 적기로 꼽은 응답자는 각각 19%와 16%였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가격이 조정을 받는 시점에 아파트를 매입하라는 조언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