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금융권 등 투자자와 함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를 설립한 뒤 아파트를 임대하는 방식이 보편화하면 10년 가까이 멈춰선 서울 시내 재정비 사업들을 상당 부분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김우진 SH공사 기획경영본부장)

10일 개막한 ‘시티스케이프 코리아 2016’ 연계행사로 열린 국제 콘퍼런스 ‘아시아 부동산 서밋’에서는 최근 변화하는 한국 부동산 개발 시장의 트렌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이 쏟아졌다.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돼 낙후한 기존 도시의 상권과 주거환경을 활성화하고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도시재생 사업이 부동산 개발업과 건설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공공기관이 설립하는 공공리츠 등 도시재생 사업 방식에 특화한 사업비 조달 방식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앞으로 신도시 조성 등 대규모 개발 사업보다 기존 도심지에 업무·상업·주거 복합시설을 새로 짓는 재생사업 위주로 건설업이 재편될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보다는 임대료와 주택관리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개발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자본 조달 수단도 기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서 리츠와 부동산 펀드 등으로 바뀌고 있다”며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우진 SH공사 기획경영본부장은 공공리츠 도입을 통해 서울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H공사가 민간에서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공공디벨로퍼(개발업체)로서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수년째 정체돼 있는 강북지역 재정비 사업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리츠를 통해 사업자금을 자체 조달해 금융 조달 비용을 낮추고 미분양 아파트는 공공리츠가 일괄적으로 매입해 미분양 우려를 없애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공리츠를 통해 행복주택, 준공공임대 등 새로운 유형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임대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며 “단순히 시설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임대관리 회사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