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의 신규 아파트 청약 열기가 뜨겁다. 작년 봄부터 1순위 청약에서 수십 대 1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혁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늘고 있는 데다 옛 도심 거주자들이 주거 여건이 좋은 신도심으로 대거 이전하고 있어서다.

○최고 경쟁률 216 대 1

진주의 청약 열기는 지난해 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3월 ‘평거 엘크루’를 시작으로 ‘진주혁신 라온프라이빗’ ‘정촌 우방 아이유셀’ 등이 모두 1순위 당해에서 마감됐다.

올해도 청약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경남혁신도시 사업 지역인 충무공동에서 지난 3월 대방건설이 선보인 ‘경남진주혁신도시 대방 노블랜드’는 1순위 청약 결과 189가구 모집에 2만1224명이 몰려 평균 11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는 216.46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신진주역세권 센트럴웰가 조감도.
신진주역세권 센트럴웰가 조감도.
지난 2월 흥한주택종합건설이 진주 역세권 지역인 가좌동에서 공급한 ‘신진주역세권 센트럴웰가’도 평균 10.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1순위 당해로 청약을 마감했다. 26가구를 모집한 전용 59㎡에는 636명이 몰려 24.4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휠씬 높은 경쟁률이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 초장1지구 5블록 이지더원.
경남 진주 초장1지구 5블록 이지더원.
EG건설이 선보인 ‘진주초장 5블록 이지더원’ 역시 지난 9일 1순위 청약에서 전 타입 1순위 당해에서 마감됐다. 203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84㎡에는 총 5091명이 몰려 22.9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권에 웃돈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분양에서 전 타입 1순위 당해 마감을 기록한 ‘평거엘크루’ 전용 84㎡ 분양권에는 웃돈 2000만~3000만원가량이 붙어 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진주혁신 라온프라이빗’ 전용 84㎡에도 약 2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일반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진주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6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도심 선호 현상 뚜렷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에 혁신도시 조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여파가 분양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남동발전 본사가 진주로 옮긴 데 이어 지난해 LH가 진주혁신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공공기관 이전 덕에 진주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진주시에 따르면 진주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지난 3월 말 처음으로 35만명을 넘어섰다. 시는 인근 시·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질적으로 거주하는 공무원과 학생, 공공기관 임직원 등을 포함하면 실제 인구는 35만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한다.

진주의 청약 열기는 LH가 자리 잡고 있는 혁신도시를 비롯해 초전신도심, 신진주역세권이 몰려 있는 동부권 등 신시가지가 주도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혁신도시 위주로 신규 아파트 물량이 공급되고 혁신도시가 활성화되면서 옛 도심, 진주 인근에서 출퇴근하던 인구도 혁신도시로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진주 부동산시장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전 기관 직원들의 정착이 늘어나는 데다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남부내륙철도사업 등 개발 호재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옛 도심의 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신도시에 투자하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혁신도시 쪽으로 수요자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옛 도심 지역의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