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4대문 안 건축규제 논란

종로5가 등 110만㎡ 정비구역서 해제
"통합개발 못해 도시 경쟁력 약화 우려"
< 4대문 안 ‘개발보다 보존’ > 서울시가 4대문 안 역사 가치 보존을 위해 도심부 신축 건물 높이를 90m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종로1가와 광화문사거리 일대 전경.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4대문 안 ‘개발보다 보존’ > 서울시가 4대문 안 역사 가치 보존을 위해 도심부 신축 건물 높이를 90m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종로1가와 광화문사거리 일대 전경.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시는 9일 발표한 ‘서울 2025 도시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대해 전면 철거 중심의 도심개발 방식을 보존과 개발의 혼합형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낙원동, 종로5가, 충무로5가 등 4대문(흥인문·돈의문·숭례문·숙정문) 안 주요 재개발사업 지역 110만㎡를 정비사업구역에서 해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광화문 종로 을지로 등 서울 도심부 가운데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4대문 안에서 신축 빌딩 층고가 90m 이하로 제한되고 대형 재개발도 어려워지면서 서울 도심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도심 초고층 제한] 옛 한양도성 보존한다며…서울 도심 대규모 재개발 사실상 중단

○38년 만의 재개발 해제

서울시가 도시환경정비(도심재개발) 예정구역에서 해제하기로 한 지역은 익선동·낙원동 일대, 인의동·효제동 일대, 종로5가 일대, 주교동·오장동·충무로5가 일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 등 총 다섯 곳이다. 1978년 도심재개발 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지 38년 만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지난 40여년간 4대문 안 도심 정비사업은 전면 철거를 통한 환경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도시의 역사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도시공간을 양산한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4대문 이외 준공업지역 등 낙후지역에선 재개발을 새로 추진할 계획이다. 영등포 대선제분공장 일대 등 네 곳이다. 영등포·여의도는 정비사업 예정구역을 확대해 국제금융 중심기능을 강화하고 가산·대림과 성수 지역은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과 연계해 지식기반산업을 키우기로 했다.

지난해 30만명 이하로 줄어든 도심 상주인구를 늘리기 위해 서울시는 셰어하우스, 레지던스, 소호 등과 같은 다양한 도심형 주거상품 공급을 유도하기로 했다. YMCA, 성남교회, 대한체육회관, 신한은행, 남대문교회 등 재개발 구역 안에 있는 근현대 건축자산은 ‘보전 정비형 지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 도심 저밀도 개발 논란

이번 도심정비계획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보존’ 중심의 도시정책 연장선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용산구 한남3 재개발구역에 고도제한을 적용한 것, 서울시청부터 세종로까지를 지하 보행로로 연결하고 광화문광장을 넓혀 육조거리를 복원한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4대문 안 신규 빌딩 높이 90m 제한은 서울 도심 경쟁력을 떨어뜨릴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년 전 광화문사거리 인근에 들어선 D타워, 그랑서울(이상 24층·105m) 등은 한 개층 평균 높이가 4.4m인 점을 감안할 때 도심 신규 건축물 층수가 20층 이하로 제한되는 것이어서다.

서울시가 민간영역 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디벨로퍼 관계자는 “역사적 자산을 제대로 보존하려면 자본이 투여되고 시대에 맞게 바꿔줘야 한다”며 “서울시가 용적률 정도만 제한하고 나머지 콘텐츠는 민간의 상상력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도쿄 등은 도심지역에 건축 규제를 풀어 도심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서울은 역행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덧붙했다.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에서 해제된 곳을 다시 재개발하기 위해선 개별 땅 소유자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사업 추진 절차도 규정돼 있지 않아 정비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수영/홍선표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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