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6% "위례·하남·동탄2 유망" "매매·전셋값 변동 1% 그칠 것" 70%
‘공급과잉 논란 속 시장 양극화 심화.’ 한국경제신문이 건설 및 시행업체, 금융회사, 대학 등의 부동산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한 ‘4·13 총선 뒤 2분기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 내용은 이같이 요약된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2분기 분양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위례 따돌린 강남 재건축

올 2분기 부동산 투자 유망 1순위 지역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가 꼽혔다. 서울 반포동 한 중개업소 입구에 설치된 아파트 시세 게시판. 한경DB
올 2분기 부동산 투자 유망 1순위 지역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가 꼽혔다. 서울 반포동 한 중개업소 입구에 설치된 아파트 시세 게시판. 한경DB
2분기 투자 유망 지역을 묻는 질문에 ‘재건축이 활발한 서울 강남’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66.7%로 가장 많았다. ‘위례, 미사, 동탄2 등 수도권 신도시’라는 응답(26.6%)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올 한 해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는 세종시(6.7%)가 뒤를 이었다.

최근 2년간 한경이 연간 4~5차례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선 모두 수도권 인기 신도시가 투자 유망 1순위로 꼽혔다. 작년 말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질문에 수도권 신도시를 꼽은 전문가가 40%로, 강남 지역을 추천한 전문가(28%)보다 많았다. 그랬던 게 이번에 역전된 것이다.

여기엔 지난달 분양된 서울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선전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단지는 분양가격이 3.3㎡당 3700만원대로 높았지만 1순위에서 30 대 1을 웃도는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54%로,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0.03%)보다 훨씬 높았다. 개발업체인 네오밸류의 손지호 대표는 “담보대출 심사 강화 여파로 보합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이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 분양을 계기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인 투자 유망 상품을 묻는 질문에서도 ‘강남 재건축 등 재건축·재개발’(4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주거용 오피스텔과 소형 아파트’(26.6%), ‘단지 내 상가와 점포 겸용 단독주택’(13.3%) 등이 뒤를 이었다.

◆공급과잉 논란 재점화 가능성

설문에 답한 전문가의 절반 가까이는 2분기 아파트 공급과잉 논란이 다시 불거져 기존 거래와 분양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선 뒤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아파트 분양 물량 집중(공급과잉 재점화)’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46.7%에 달했다. 이어 ‘전세난 지속 및 아파트 월세화 확대’(20%), ‘수도권에 이어 지방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주택 거래 감소’(16.7%) 순이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분기 분양 예정 물량은 이달 6만4565가구를 비롯해 모두 14만2117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공급이 2000년대 중반 활황기 이후 가장 많았던 지난해 2분기 공급 물량(14만1710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주택시장은 매매와 전세 모두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은 보합세를 띨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아파트 매매시장에 대해선 전문가의 70%가 ‘변동폭 -1~1% 보합세’를 전망했다. 아파트 매매가가 1% 이상 오를 것이라는 의견은 26.7%, 1% 이상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3.3%였다. 아파트 전세가 변동폭도 ‘-1~1% 보합세’를 꼽은 전문가가 73.4%로 가장 많았다.

홍선표/김진수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