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꿈틀'…주택시장 돈 몰린다
올 들어 조정을 보이던 서울 주택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데 이어 2개월 이상 변동률 ‘0%’에 머물던 서울 전체 집값도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달 서울 분양단지 6곳 중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5곳에 달했다. 주택 공급과잉 논란과 담보대출 심사 강화 등의 여파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서울 주택시장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집값 평균 상승률은 0.05%(부동산114 조사)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작년 12월 마지막 주부터 10주 연속 보합권에 머물다 지난달 중반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최근 상승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뚜렷하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전용면적 49㎡는 연초만 해도 8억8000만~9억원 선에 거래됐지만 최근 9억5000만~9억6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14%에 달했다.

공급과잉 논란과 맞물려 냉각 조짐을 보이던 분양시장도 되살아나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하남 미사, 고양 삼송, 의정부 등에서도 1순위 청약 마감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삼송’ 969실은 계약 개시 사흘 만에 다 팔렸다. 지난주 전국에서 문을 연 모델하우스 12곳엔 주말 동안 20만여명의 예비 청약자가 몰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매매와 월세 전환 수요로 양분되는 분위기”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에 입질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수/문혜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