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청약자들이 ‘래미안 블레스티지’ 모델하우스에서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예비 청약자들이 ‘래미안 블레스티지’ 모델하우스에서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고(高)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균 34 대 1의 경쟁률로 분양이 마감되면서 개포동과 인근 대치동 일대 부동산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은마 등 대치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에선 집주인들이 매물 회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포주공1~4단지·개포시영 등 저층 단지들의 호가도 올해 초 대비 6000만~8000만원가량 뛰었다.

'의기양양' 개포 재건축…호가 8000만원 껑충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재건축 막바지 단계인 개포주공1~4단지·개포시영 등 저층 단지들뿐만 아니라 재건축 초기 단계인 중층단지(개포주공5·6·7단지)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6㎡ 호가는 7억4000만원 선이다. 작년 말 6억6500만원에 비해 7500만원 올랐다. 같은 단지 전용 42㎡ 호가도 같은 기간 7억6000만원에서 8억2000만원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말 6억6000만원이던 개포주공4단지 전용 35㎡도 7억4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의기양양' 개포 재건축…호가 8000만원 껑충
개포주공 5·7단지 전용 84㎡는 나와 있는 물건이 없고 6단지 전용 84㎡ 매물도 한 건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10억4000만원(6층)에 거래된 6단지 84㎡는 현재 10억7000만~11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대치동 재건축 대상 아파트 매물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대치동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은마 76㎡는 현재 10억원 안팎, 84㎡는 11억3000만~11억5000만원 선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지만 매도를 보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정원 신대치공인 대표는 “은마뿐만 아니라 쌍용1·2차 등 대치동 모든 아파트가 개포 일반분양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포동 일대 아파트값이 들썩이기 시작한 것은 개포주공2단지 분양가격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달부터다. 분양가격이 3.3㎡당 최고 4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주변 집값들도 상승 반전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29일 특별공급에 이어 30일 일반분양에서도 1순위에서 ‘완판(완전판매)’되자 주변 주택시장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일반분양 317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1만660명이 청약해 평균 33.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78 대 1을 기록한 59㎡A형(3.3㎡당 평균 분양가 4166만원)이었다. 앞서 29일 접수한 특별공급은 87가구 모집에 160명이 신청해 평균 1.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인 개포동 아파트의 분양 성공이 반포 잠원 잠실 둔촌 고덕 등 다른 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포지구에서는 오는 6월 개포주공3단지와 일원현대아파트가 일반분양에 나선다. 내년 상반기에는 개포주공4단지와 개포시영 등도 일반분양에 들어갈 전망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