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밀집 지역인 개포동과 반포동 일대에서 대형 건설회사들의 ‘브랜드 대전(大戰)’이 펼쳐지고 있다. 이달 말 첫 일반분양에 들어가는 개포주공 2단지(래미안블레스티지)부터 반포동 일대까지 곳곳에서 각축전이다. 새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기대는 주변 단지 호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강남 대표 아파트 '새 얼굴'은 우리가 차지"…개포·반포 재건축단지에 사활 건 건설사들
◆개포 재건축 ‘디에이치 대(對) 래미안’

서울 시내 대표적인 대규모 저층 재건축단지인 개포주공 1~4단지와 개포시영은 현대건설(1·3단지)과 삼성물산(2단지·개포시영)이 브랜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단지에는 현대건설이 처음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적용한다. 이 단지는 최근 모든 주민들이 이주를 마쳤다. 새로 짓는 디에이치는 건물을 모두 비정형으로 짓기로 했다. ‘성냥갑 아파트’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가구 내 설계도 첨단기술을 집약한다는 계획이다. 올 6월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과 함께 진행할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 재건축(2000여가구 규모)에도 디에이치 브랜드를 넣기로 했다.
"강남 대표 아파트 '새 얼굴'은 우리가 차지"…개포·반포 재건축단지에 사활 건 건설사들
이곳 일대에서 재건축 규모가 가장 큰 인근 개포주공 1단지 몸값이 최근 높아졌다. 이달 들어 1단지 전용면적(이하) 49.5㎡는 10억3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실거래가 9억원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달 36㎡(2층)는 전월(4층)에 비해 3000만원 오른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이달 말 선보이는 래미안블레스티지 등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윤한석 개포공인 대표는 “래미안블레스티지 3.3㎡당 일반분양가는 3700만~3800만원으로 예상된다”며 “개포주공 첫 분양과 앞으로 이어질 고급 브랜드에 대한 기대가 1단지까지 옮겨 갔다”고 말했다. 6642가구로 새로 짓는 개포주공 1단지는 강남 재건축 단지 가운데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2002년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공동으로 시공권을 따냈다.

◆반포 ‘아크로’ 분양권값 강세

반포 일대 재건축은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GS건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곳에서 그동안 써왔던 ‘e편한세상’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 시리즈를 처음 선보였다. 반포동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는 아크로리버파크(한신1차 재건축)는 올 8월 입주 예정이다. 강남 재건축 3.3㎡당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처음 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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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하던 가격 오름세가 최근 다시 시작됐다. 이달 들어 59㎡(8층) 분양권은 11억38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20층)보다 1억원가량 올랐다. 84㎡(3층)는 이달 들어 14억3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6월(3층) 12억6000만원에 비해 1억7000만원 올랐다. 잠원동 한강변에서는 아크로리버뷰(한신5차 재건축)가 오는 5월 일반분양한다.

삼성물산은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옆에 또 다른 래미안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3000여가구로 새로 짓는 ‘신반포 3·23차, 경남아파트 통합재건축’이다. GS건설은 길 하나를 두고 반포자이와 마주한 신반포4지구(신반포 8~11차, 17차)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수주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 고속터미널을 두고 반포동을 양분하고 있는 래미안과 맞설 ‘자이’ 브랜드타운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설지연/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