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전용 60㎡이하 > 85㎡초과…2000년 이후 첫 역전
재건축 멸실·이주 등 영향…비강남은 아직 대형이 높아

최근 서울 강남지역의 소형 아파트 3.3㎡당 전셋값이 대형 아파트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사업 등으로 강남권의 소형 아파트가 대거 멸실되고, 이곳에 살던 세입자들이 인근 소형아파트로 몰리면서 소형의 몸값이 높아진 것이다.

28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개구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천798만원으로, 전용 85㎡ 초과 대형 아파트의 3.3㎡ 시세(1천793만원)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대형을 넘어선 것은 이 회사가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작년 말이 처음이다.

강남권의 아파트 전셋값은 2014년 말까지 대형(3.3㎡당 1천573만원)이 소형(1천527만원)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가격이 역전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소형이 3.3㎡당 1천810만원, 대형이 1천797만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격차(13만원)가 더 벌어졌다.

전용 60∼85㎡ 중형 아파트 전셋값은 2월 현재 3.3㎡당 1천888만원으로 가장 높은 단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강남 3구를 제외한 비강남권의 전셋값은 2월 현재 대형이 3.3㎡당 1천88만원, 소형이 3.3㎡당 1천77만원으로 여전히 대형이 소형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권 소형 전세의 몸값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멸실이 늘고, 이로 인해 소형 전세 공급이 줄어든 때문이다.

또 이들 재건축 주택에 살던 세입자들이 비슷한 가격대의 인근 소형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전세가격이 대형을 역전했다.

강남권의 소형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급감한 것도 원인이다.

강남 3구의 전용 60㎡ 이하 입주물량은 2013년 3천316가구에서 2014년 2천417가구, 2015년 1천950가구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강남권에 예정된 소형 아파트 입주 물량은 593가구에 그친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은 올해도 재건축 아파트의 멸실과 이주가 계속돼 소형 아파트 전세의 품귀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