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아파트용지 공급 확 줄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해 아파트 용지 공급 물량을 작년 대비 43% 줄인다. 이번 정부 들어 대규모 신도시를 새로 개발하지 않은 데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지정된 수도권 신도시 용지 공급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영향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회사의 아파트 분양 감소로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 논란이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LH는 올해 전국 53개 지구에서 121개 필지의 공동주택 용지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작년의 63개 지구, 212개 필지(계획 물량 기준)에 비해 43% 줄었다. 전문가들은 LH의 공동주택 용지 공급 물량이 평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LH는 2013년에는 31개 지구에서 97개 필지를 공급했고, 2014년에는 31개 지구에서 93개 필지를 선보였다.

수도권 2기 신도시 물량이 급감한 것이 특징이다. 화성 동탄2신도시 7개 필지를 제외하고는 변변한 2기 신도시 공급 물량이 없다.

대신 하남 감일, 고양 덕은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미니 신도시들이 아파트 용지 공급을 시작한다. 또 시흥 장현지구(9개 블록), 화성 봉담2지구(6개 블록) 등의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지방에선 세종시 아파트 용지 공급이 많다. 오는 4월부터 8월 사이에 모두 22개 필지가 나온다.

2014년 ‘9·1 부동산 대책’에 따라 LH는 2017년까지 택지지구를 신규로 지정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기존 택지지구에서 향후 2~3년간은 현재 수준의 공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천 영종 등 수요 기반이 취약해 아직 공급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택지가 상당수 남아 있어서다.

LH는 신규 택지 공급이 줄어든 만큼 건설회사들의 입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인기 지구와 비(非)인기 지역 간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LH는 2010년대 들어 인기 있는 땅을 먼저 파는 정책을 펼쳤다”며 “미분양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땅이 많이 남지 않은 데다 분양시장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어 건설회사와 시행사들이 수도권 우량지구 위주로 입찰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건설회사 관계자는 “무턱대고 땅을 샀다가 존폐 위기까지 가는 경험을 많이 했다”며 “일감이 줄더라도 선별 입찰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