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민달팽이유니온, 기숙사 비용 원가 정보공개청구 소송 제기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의 민자 기숙사가 주변 원룸보다 학기당 30여만원 더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년주거권 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은 참여연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연세대·고려대·각 대학 총학생회와 함께 11일 고려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각 대학 민자 기숙사비가 주변 원룸 월세와 견줘 한 학기(4개월)에 연세대는 33만 4천원, 고려대는 32만원, 건국대는 31만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변 시세와 가장 차이가 큰 연세대 SK국제학사는 1인실 비용이 학기당 264만 2천원(매월 약 66만원)으로 주변 원룸 월세 4개월치인 230만 8천원보다 33만 4천원 더 비쌌다.

고려대 프런티어관 기숙사비는 232만원으로 주변 원룸 비용인 200만원보다 32만원, 건국대 쿨하우스는 218만 6천원으로 주변의 187만 6천원보다 31만원 더 비쌌다.

특히 연세대는 직영 기숙사인 무학학사 1인실 비용이 학기당 73만 6천원으로 조사돼 민자 기숙사비와 큰 차이를 보였다.

고려대와 건국대는 직영 기숙사에 1인실이 없었다.

이들은 민자 기숙사 건축에 학교 내 부지가 활용돼 토지 확보비용이 절감된데다 다수 기숙사가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자금지원을 받아 이처럼 높은 기숙사비는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높은 기숙사비 외에 기숙사 수용률이 낮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타지역 출신 일반 학생 비율이 약 33%인데 총 기숙사 수용률은 10.9%로 타지역 출신의 ⅓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숙사 비용이 비싼데도 학생들이 사생 모집에 밤샘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10월 각 대학을 상대로 기숙사비 설립·운영원가를 공개하고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경영·영업비밀을 이유로 중요한 자료를 대부분 비공개 처분했다.

이에 이들은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이들 기숙사의 설립·운영원가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 공익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은 사유물이 아니라 공적기능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에 준하는 기관이다.

특히 건국대는 140억원, 고려대는 50억원을 사학진흥재단에서 지원받아 해당 대학의 민자기숙사는 더욱 공적 성격이 뚜렷하다"며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학교 측에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