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재생사업이 본격화된다. 1968년 지어진 세운상가는 한때 전자기기 제조유통의 메카로 불렸으나 현재는 인적이 드물 정도로 낡고 침체돼 있어 지역 리모델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인근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까지 더해져 이 일대 전경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28일 서울 종로구 장사동 세운상가 가동 3층 난간에서 청계상가(왼쪽 건물)를 연결할 공중보행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세운상가~대림상가 구간에는 각 건물 3층 데크를 하나로 연결해 공중보행교를 설치하고 상업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28일 서울 종로구 장사동 세운상가 가동 3층 난간에서 청계상가(왼쪽 건물)를 연결할 공중보행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세운상가~대림상가 구간에는 각 건물 3층 데크를 하나로 연결해 공중보행교를 설치하고 상업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세운·청계·대림상가 연결한다

종로 세운상가 일대 '낙후된 풍경' 싹 바뀐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주변 재생사업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28일 발표했다. 다음달부터 내년 5월까지 민간기업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 차원에서 386억원을 투입한다.

먼저 종묘에서 남쪽으로 세운상가를 거쳐 이어지는 보행축을 되살리기로 했다. 현재 세운상가 앞쪽에 들어서 있는 공터를 종묘가 보이는 경사진 광장으로 조성한다. 단절된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는 3층에서 잇기로 했다. 현재 이들 상가 3층 외곽은 별 쓰임새가 없는 난간형 공간(데크)이 돌출돼 있다. 이를 하나로 연결해 ‘공중보행데크’(조감도)를 설치하고 주변에 컨테이너 형태의 공간을 연속적으로 넣어 상업시설 등이 입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대림상가에서 을지로 지하상가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도 새로 설치한다. 대림상가 남측으로 이어지는 삼풍상가~호텔PJ~진양상가 구간은 2단계 재생사업지로 정하고 다음달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후 건물을 그대로 놔두고 주변 보행공간 중심으로 재생사업을 벌이는 것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벤처 육성단지 조성

서울시는 세운상가 일대를 창업기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예비창업자나 기술·제작분야 협업을 원하는 엔지니어들을 위한 ‘세운리빙랩’을 차례로 설치하기로 했다. 5년 전부터 이곳에서 3D(차원) 프린터 제조 벤처기업을 운영해온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의 ‘팹 랩’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세운상가에서 프로젝트 발표 후 첫 행선지로 고 대표의 팹 랩을 방문했다. 기술력을 갖춘 장인 등을 발굴하는 ‘다시세운협업지원센터’도 설치한다. 젊은 기술인력을 유입하기 위해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서울크리에이티브랩 신직업연구소 등 전략기관도 넣을 계획이다.

◆호텔·업무 빌딩 건축 이어져

세운상가 주변에는 호텔과 업무빌딩 신축이 이어지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171개 구역 가운데 사업이 궤도에 오른 곳은 10곳이다. 세운 6-3-1·2구역(을지로4가 261의 4)에는 대우건설이 짓는 20층짜리 쌍둥이 업무빌딩이 들어선다. 지난해 9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착공에 들어갔다. 옛 극동극장 부지인 세운 6-2-46구역(충무로4가 131의 6)에서도 지상 12층짜리 호텔 건축 공사가 지난달부터 진행 중이다. 세운 3-6구역은 20층짜리 호텔을 짓기 위해 이달 들어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