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혁신도시·기업도시…

새집 공급 넘쳐나는데 옛도심 재개발은 하세월
이 전세난에…전국 빈집 100만가구

빈집이 급증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전국 빈집이 100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인기 지역에서는 아파트 전세난이 빚어지는 데 반해 옛 도심 노후주택 지역에선 폐가(廢家)로 인해 슬럼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26일 통계청과 국토교통부의 주택·가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 때 79만여가구였던 전국 공실(空室) 주택과 폐가 등 빈집이 지난해 100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51만여가구(다가구 방 개별 합산)의 주택이 준공되는 사이 멸실 주택은 한 해 평균 8만1000여가구에 불과해 연간 43만가구가 순수 증가했다.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상황에서 결혼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한 연간 주택 수요 36만여가구를 매년 크게 웃돌았다는 분석이다.

빈집 증가 추세는 부산에서 잘 나타난다.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빈집 현황을 자체 조사한 부산에선 2010년 4만957가구이던 빈집이 2014년 7만6069가구로 늘어났다. 4년 새 증가율이 85.7%에 이른다. 대구 광주 청주 등 지방 주요 도시도 비슷한 양상이다.

빈집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도심 재개발이 늦어지는 사이 신도시 혁신도시 등이 잇달아 건설되면서 주민들이 옛 도심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도심 기반시설은 개선하지 않고 신도시 주택건설에만 치중하면 빈집이 800만가구에 이른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설지연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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