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대 한국감정원장 "땅·분양권도 실거래가 공시…더 정교한 '부동산 나침반' 될 것"
서종대 한국감정원 원장(56·사진)은 최근 감정원 퇴직자 모임인 감우회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4년간 계류돼 있던 ‘감정평가 선진화 3법’(한국감정원법·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이 작년 말 국회를 통과했는데, 이를 위해 노력한 서 원장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감정원은 설립 46년이나 된 공기업이지만 제대로 된 근거법률이 없었다. 이번 법 통과로 국내 부동산 통계를 총괄하고 감정평가 업무를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게 된 것이다. 서 원장도 지난해 감정원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감정평가 선진화 3법의 국회 통과를 꼽았다.

감정원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1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70% 이상 증가했다. 기업은행, 지방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정평가 업무가 늘어났고 토지 수용에 대한 보상수탁과 친환경 녹색건축물 인증분야에서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서종대 한국감정원장 "땅·분양권도 실거래가 공시…더 정교한 '부동산 나침반' 될 것"
행정고시 25회에 합격한 뒤 1981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서 원장은 국토부 주거복지본부장과 국무총리실 세종시기획단 부단장 등을 지냈다. 2011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을 맡아 장기고정금리 담보대출인 ‘적격대출’(안심전환대출)을 개발, 2년간 20조원 대출 실적을 올리며 주택거래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3월 한국감정원장으로 옮긴 뒤엔 미래 비전을 ‘세계 최고 부동산 전문기관’으로 정하고 ‘국민 부동산 나침반’이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인사·조직·업무시스템 등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부임 첫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청렴도조사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서 원장은 감정원법이 처음 시행되는 올해를 ‘제2 창업의 해’로 정했다. 감정평가업계와 1년여간 협의해 오는 9월부터 민간과 경쟁하는 감정평가 업무에선 손을 떼기로 했다. 대신 민간 평가사들의 감정평가에 대한 적정성 조사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적정성 검사 및 부동산 실거래가 검증 등 부동산시장 조사·관리, 부동산가격공시 및 22종의 통계조사 등 공적인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도입된 상가권리금 조사와 올해 새로 시작할 비(非)주거용 부동산 공시, 한국거래소와 공동 추진하는 ‘부동산 투자지수 상품개발’, 베트남 토지공시체제 구축 등도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이다.

일반 수요자에게 필요한 각종 부동산 정보도 맞춤형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서 원장은 “감정원은 가격 및 시장동향뿐만 아니라 건축물 에너지 효율, 아파트 관리비 등 측정 및 비교 가능한 부동산 정보를 모두 발굴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도시정비 컨설팅, 부동산 투자사업 타당성 분석 등 부동산 공적 사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적극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