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목적으로 한옥을 지으려면 겨울철 추위를 막기 위한 단열 설계와 자재 선택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한옥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고풍스러운 외관에만 집중하다가 단열 설계를 소홀히 해 겨울철마다 ‘난방비 폭탄’ 등을 맞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른바 ‘신(新)한옥’은 문과 창호, 지붕, 벽 등에 신소재를 사용하지만 기둥과 보 등 주요 구조물은 목재다. 목재 특성상 계절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들기를 반복하는 구조물 틈으로 들어오는 외풍을 막기 위한 마감 처리를 해야 한다. 다만 단열에만 집중한 나머지 습기가 빠져나가는 구조 설계를 소홀히 하면 여름철에 나무가 썩을 수 있어 통풍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한옥 시공업자들은 조언한다.

건축을 맡길 시공업체의 시공 경험과 전문건설업 등록 여부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부실업체에 시공을 맡기면 입주 이후 하자 보수 등을 받기가 힘들다. 몇몇 한옥마을에선 무허가 업체에 시공을 맡겼다가 시공업자가 건축비만 받아 챙긴 채 달아난 경우도 있다고 한옥 전문가들은 전했다.

기둥과 보에 사용되는 목재의 뒤틀림을 막기 위해선 충분히 건조한 목재를 사용해야 한다. 과거 궁궐 등을 지을 땐 10년 가까이 자연상태에서 건조한 목재를 사용했지만 최근엔 공장에서 몇 개월 만에 기계를 사용해 목재를 충분히 건조할 수 있다. 함수율(수분을 머금고 있는 비율)이 18% 이하인 목재를 선택해야 뒤틀림을 방지할 수 있다. 서울 가회동에 있는 한 대기업 회장의 한옥을 시공하기도 했던 최원철 스튜가E&C 대표는 “나무를 얇게 잘라 충분히 건조한 뒤 다시 붙인 집성목을 사용하면 뒤틀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지도 따져봐야 한다. 서울 은평뉴타운 한옥마을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한옥마을 등 한옥 전용단지는 한옥에 특화한 도시계획을 적용해 건축이 유리하다. 가구마다 의무적으로 주차장을 확보하게 돼 있어 주차난도 피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조례로 정한 한옥 신축 지원금도 있다. 서울에선 한옥을 새로 지을 경우 공사비의 3분의 2 한도에서 최대 8000만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