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1424억 리조트, 40억에 '떨이 경매' 신세
감정가격 1424억원짜리 부동산이 40억원까지 떨어져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5일 경매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경북 영주시 아지동 소재 영주 판타시온리조트(사진)가 오는 11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경매된다. 이 리조트의 최초 감정가격은 토지(32만1558㎡) 191억원, 건물 1167억원 등 1424억원이다. 2014년 10월부터 경매됐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해 10차례나 유찰됐다. 11회차 경매의 최저응찰가격은 감정가격의 3%인 40억2407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리조트는 2000년대 초·중반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를 많이 공급한 이엔씨건설이 동양 최대의 사계절 워터파크를 목표로 건설했다. 2008년 8월 부도 처리됐다가 진통 끝에 2010년 공사를 재개했지만 3개월 만에 재차 부도를 냈다. 근로복지공단이 강제경매를 신청하면서 2012년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최근 경매(최저응찰가격 57억4867만원)에선 응찰자들이 나섰지만 일부는 잔금을 내지 못했고 일부는 서류 미비로 법원으로부터 불허가 결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 섬머랜드란 법인이 92억8990만원에 낙찰받았다. 섬머랜드는 투자자를 끌어모아 잔금을 납부하려 했지만 실패해 입찰보증금 5억7000만원을 날렸다. 지난해 11월에는 골드레인과 MJB란 법인이 63억5000만원에 낙찰받았지만 법원이 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입찰서류에 법인 인감도장이 아니라 개인 인감도장을 찍은 것이 뒤늦게 발견돼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물 활용도가 낮은 것이 유찰을 거듭하는 첫 번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찾기 어려운 입지여서 워터파크로선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또 공사업자들이 대거 유치권을 설정한 것도 유찰의 한 원인이다. 김재권 법무법인 효현 변호사는 “수요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지었다가 지역 사회의 골칫덩이가 된 대표적 사례”라며 “토지 가치가 있어 조만간 낙찰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