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도 위축
중개업소 문의전화 뜸해
"내 분양권부터 팔아주소"…부산 웃돈 호가 5000만원 뚝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가 예고된 뒤 부산 대구 등 최근 집값 상승폭이 컸던 지방 대도시 주택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소득심사 도입으로 사실상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는 지방 아파트 분양권은 가격 하락세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웃도는 신규 주택 담보대출은 이자만 갚는 거치 기간이 1년을 넘지 못하도록 하면서 고가의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 투자 문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중개업계는 설명했다.

◆매물 쌓이는 지방 분양권

지난 9월 197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2만2563명이 몰려 평균 622.1 대 1의 올해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대구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황금동’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분양 직후 최고 5억3706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10월 최고 4억8203만원으로 5500만원가량 떨어진 데 이어 이달 분양권 거래 신고가격은 최고 4억7387만원에 그치고 있다. 저층의 급매물 호가는 4억2700만원까지 떨어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 설명이다. 황금동 K공인의 김모 대표는 “내년부터 지방에서도 사실상의 DTI를 적용한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내 분양권부터 팔아달라’는 매도자들 전화만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평균 379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부산 수영구 광안동 ‘광안 더샵’ 전용 101㎡ 분양권 거래가도 분양 다음달인 5월 4억7120만원에서 9월 4억3580만원으로 3540만원 하락했다. 10월에는 4억2110만원까지 내렸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해운대구 일대 아파트들도 분양권 가격이 내리는 추세다.

◆움츠러든 강남3구 재건축시장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시장도 매수세가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결과 이달 15일까지 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에 크게 못 미친다. 서울 반포동의 B공인 박모 대표는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매수자 방문이나 전화 상담문의가 뜸하다”며 “주택담보대출 죄기가 본격화되면 가격도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세가 11억원 초반대인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이달 호가가 1000만~2000만원 내렸다.

강남3구 기존 일반 아파트시장도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3.3㎡당 분양가격이 4000만원에 육박한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는 평균 30 대 1을 웃도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조합원 입주권 거래(분양권은 계약 후 6개월 전매제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전했다.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 등 고가 일반 아파트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탓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기존 전셋값에 2억원가량의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했을 때 지금보다 월 100만원 이상 대출금을 더 갚아야 하는 세입자들이 계속 전세로 눌러앉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수요 위주의 강북권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액이 집값의 20~30% 수준에 그쳐 아직까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는 올 7월 주택담보대출 때 상환 거치기간을 줄이고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뒤 지난 14일 수도권은 내년 2월, 지방은 내년 5월부터 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김보형/이해성/이현일/홍선표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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