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신공항에 고속도로까지…공공건설 수주 '잇단 단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건설업계에 총사업비가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은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올 들어 9월까지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114조4341억원으로 작년 연간 수주액(107조5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늘었다.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서 민간 아파트 건설이 단기간에 급증한 영향이다.

반면 도로와 교량 등 공공 기반시설 건설물량은 계속 줄어들어 올 3분기까지 공공 수주액이 지난해 연간 수주액(40조7000억원)보다 33% 적은 30조5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토목 공사를 주로 하는 지방의 중소 건설회사들 상당수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유다.

공공 건설공사 수주액은 22조원 규모의 4대강 사업이 추진된 2009년 58조5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부터 계속 연간 30조~40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 4조1000억원 규모의 제주 제2공항 건설에 이어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계획까지 발표되면서 향후 SOC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강경완 대한건설협회 시장개척실장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지나는 광역도로로 대형 건설회사는 물론 지역의 중소 건설회사도 공사 참여가 가능해 고용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민간 기업이 선(先) 투자하는 민자사업임에도 대형 건설회사들은 사업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운영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가 이를 보상해주는 최소운용수익보장이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업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종시 입주 이전인 2009년 12월에 나온 타당성 조사(기본조사)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는 비용 대비 편익비율이 1.28로 경제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내삼 대한건설협회 부회장은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건설회사가 적정한 이윤을 보장받는 사업 구조가 돼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