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매매와 전세가격 동반 상승세가 이어지던 주택시장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전세난이 심하던 서울 강북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매물이 크게 늘어나며 전셋값 하락 단지가 등장했다. 고양 용인 등에선 매매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주택 공급 과잉 논란과 중도금 대출심사 강화 움직임 등이 맞물리면서 주택시장이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시장 '숨고르기'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12만3000여건으로 9월보다 16% 이상 줄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6.8% 감소했다. 이달 전·월세 거래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지방뿐만 아니라 서울·수도권에서도 거래 감소와 함께 매물 증가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성북구 길음뉴타운 4단지는 올여름까지만 해도 전세 품귀 속에 매물이 한두 건에 불과했으나 현재 30여건이 쌓여 있다.

서울 강남권에선 매매 물건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포동 반포자이아파트는 지난 9월 5건 내외에 불과하던 매물이 이달 들어 20여건으로 많아졌다. 반포동 한민공인 관계자는 “지금을 집값 단기 고점이라고 보는 집주인들이 물건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청약 1순위 미달 단지가 많아지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아이파크, 거제 일성유수안, 김천 코아루 등의 단지는 최근 2순위에서도 대거 미달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이달에만 10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가 분양되는 등 단기 공급 물량 급증과 분양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