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주택시장

공급 과잉·대출 강화 등 경제 전반에 불안감 여전
미국·유럽 경제위기 없는 한 집값 큰 폭 하락 없을 듯
서울 접근성 좋은 수도권, 상승세 좀 더 이어질 것
내년 총선·2018년 대선, 시장에 유리한 환경 조성
['숨고르기' 들어간 주택시장] "시장 불확실성 커졌지만…집값 대세 하락 가능성은 낮아"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택시장이 최근 거래량 감소와 함께 조정에 들어간 데 대해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 물량(올해 50만여가구 추정) 급증과 계속된 매매 및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자연스런 숨고르기’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내년부터 지역별로 집값 및 청약시장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대세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남부 신도시의 상승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반면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매매 및 전셋값이 조정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공급 증가에 따른 일시 조정”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분위기는 상승세가 둔화된 것이지 상승세가 꺾인 건 아니다”며 “장기간 집값이 오른 가운데 가을 이사철이 끝나면서 집값의 추가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숨고르기' 들어간 주택시장] "시장 불확실성 커졌지만…집값 대세 하락 가능성은 낮아"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공급 물량이 크게 늘면서 2년 뒤 입주 때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전셋값 하락)과 같은 단기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경제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금리 인상, 수출 및 경제성장률 하락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주택시장 위기론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1990년 이후 국내 대도시와 유럽의 대도시 집값 추이를 분석해 보면 장기적으로 연평균 1~2%씩 계속 오르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발 경제위기가 다시 오지 않는 한 당분간 국내 주요 도시에서 집값이 과거처럼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시장보다 지역을 봐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택시장의 특징을 지역 차별화와 양극화로 보고 있다.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주택은 지역 간 대체 성격이 적어 지역별로 따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분양마케팅업체인 건물과사람들의 최창욱 대표는 “분양과 착공이 많았던 부산과 대구 등은 어느 정도 수요가 다 찼다고 보는 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서울은 멸실가구는 많고 순수 증가 가구 수는 적다”고 지적했다. 서울은 공급 과잉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최 대표는 “서울 도심이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판교 동탄 광교 등은 시장이 크게 출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입주가 대거 시작되는 일부 지방 도시는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내년에 서울의 재정비 아파트는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지만 공급 물량이 많은 일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선 분양가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 위원은 “그러나 전체적으로 내년에 국회의원 총선이, 2018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 집값 하락을 받쳐주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1~2년 내 집을 사야 하는 실수요자라면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내년 이후보다 올해 주택을 사는 것이 낫고 투자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많은 대출 낀 투자는 삼가야”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주택시장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양용화 KEB하나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팀장은 “최근 투자목적으로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자산가는 별로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 팀장은 “안정적이라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도 팔까 말까 고민하거나 반대로 새로 투자할지 매수시점을 보는 경우는 많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지금을 단기 고점이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 함영진 센터장은 “공급량이 많은 지역의 주택을 보유 중인 다주택자라면 선별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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