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주변 한강변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연말까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할 계획인 송파구 신천동 장미 1·2·3차 아파트. 3522가구 규모다. 한경DB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주변 한강변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연말까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할 계획인 송파구 신천동 장미 1·2·3차 아파트. 3522가구 규모다. 한경DB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 1차 아파트 전용 101㎡의 이달 시세는 8억4000만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000만원가량 올랐다.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어서다.

장미종합상가 내 중개업소 김모 대표는 “지난 5월 안전진단 통과 직후 한 차례 오른 뒤 소강상태를 보이던 집값이 재건축 추진 호재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변 3522가구 대단지

한달새 1000만원 뛴 '장미'…다시 꽃피는 잠실 재건축
장미 1·2·3차는 잠실대교 남단 한강변과 맞닿은 3522가구 대단지 아파트다. 서울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과 2호선 잠실나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안에 초등학교(잠동초)와 중학교(잠실중)가 있어 교육여건도 좋은 편이다. 한강변 최대 재건축 추진 단지로 국내 최고층(123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와 가까워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잠실주공5단지와는 송파대로를 사이로 마주하고 있다. 가구수도 3930가구인 잠실주공5단지와 큰 차이가 없다.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은 184%(장미1차)~201%(장미3차)로 138%인 잠실주공5단지보다 높아 신축 가구수는 잠실주공5단지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미 1·2·3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재건축 호재 덕분이다. 1979년(장미1·2차)~1984년(장미3차) 입주한 아파트로 지난 5월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최근엔 송파구청이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해 주민설명회를 열면서 사업 본격 추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장미 1·2·3차는 연말까지 추진위원장과 감사를 선출해 추진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한달새 1000만원 뛴 '장미'…다시 꽃피는 잠실 재건축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대지지분과 용적률 등 재건축 사업성은 잠실주공5단지에 미치지 못하지만 입지가 좋아 재건축이 끝나면 잠실주공5단지와 함께 잠실권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미2차 전용 86㎡는 올해 초 실거래가가 7억원 수준이었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지금 시세는 7억5000만원이다.

○잠실권 재건축 2막 올라

장미 1·2·3차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이웃한 잠실주공5단지와 진주(1507가구), 미성(1230가구), 크로바(120가구)를 합쳐 잠실권 재건축 2막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6~2008년 입주한 잠실권 1차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동 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잠실주공 1~4단지) 1만7615가구에 이어 10여년 만에 대규모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잠실역 동쪽인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앞 진주아파트는 지난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송파구청 사거리의 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는 통합재건축을 통해 사업성을 높이기로 했다. 연말까지 통합재건축 조합 승인을 받으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잠실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는 정비계획 변경과 함께 새 조합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여의도와 함께 한강변에서 유일한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재건축이 가능해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달 초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전달과 같은 1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