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반전세 시대…서울 소형아파트도 수익형부동산 변신
지난주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분양된 ‘은평 한화 꿈에그린’ 전용면적 59㎡ 소형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16 대 1에 달했다. 이 중 B타입은 3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함께 분양된 오피스텔(전용 19~21㎡) 평균 경쟁률 4 대 1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주 서울 동대문구에서 선보인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 아파트도 평균 경쟁률은 6 대 1이었지만 전용 59㎡A 주택형은 14 대 1을 넘었다.

전용 59㎡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전세난에 지친 내 집 마련 실수요자와 함께 월세 임대수익을 겨냥한 투자 수요자가 대거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소형 아파트가 오피스텔이나 상가보다 더 안전한 수익형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률 최고

아파트 면적별 매매가격 및 전셋값 변동률을 보면 소형 주택형 선호 이유가 잘 나타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서울의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형 매매가 상승률은 8.68%였다. 중형(60㎡ 초과~85㎡ 이하) 5.33%, 대형(85㎡ 초과) 3.11%보다 크게 앞선다. 같은 기간 서울 소형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도 15.59%로 중대형보다 높다.
월세·반전세 시대…서울 소형아파트도 수익형부동산 변신
서울 지역 분양 아파트 중 소형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서울 분양 아파트 2만3190가구 중 44.8%(1만389가구)는 소형이었다. 2012년 30.1%, 2013년 31.9%, 지난해 35.7%에서 크게 늘어났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값싼 소형 아파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반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국 분양 아파트 중 소형 비율은 19.1%다.

이달 중순 모델하우스 문을 열 예정인 국내 단일 최대 재건축단지인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1·2차 재건축·9510가구)도 조합원분을 뺀 일반분양 1558가구 중 51%인 796가구가 전용 60㎡ 이하 소형이다.

○임대수익 겨냥한 투자자 몰려

송파 헬리오시티 분양 관계자는 “아직 견본주택 개관도 안 했는데 예비 청약자 문의가 적지 않다”며 “특히 소형 주택형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중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 수요가 절반 이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철희 호반건설 전무(주택사업본부장)도 “분양 현장에서 실수요자 못지않게 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저금리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투자 수요 영향으로 서울 지역에선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라며 “소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적게 드는데다 보증부 월세(반전세) 등을 놓기 쉬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1만6000여가구 중 소형 아파트가 700여가구에 불과한 은평뉴타운에서 소형 임대 물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곳 소형 아파트의 임대 시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가 120만원에 이르고 있다. 최근 인근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상업지구에서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잇따라 분양된 이유다.

함 센터장은 “서울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많이 올라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환금성이 좋아 상가 등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