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동구매' 지역주택조합 열풍
주택 수요자들이 조합을 꾸린 뒤 땅을 직접 사서 집을 짓는 공동구매 형태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급이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일반 분양시장에서 내집 마련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지역주택조합으로 눈을 돌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가격이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최대 20%가량 싼 것도 인기 이유로 꼽힌다.

3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 분양가구 수는 2만1431가구(33개 조합)에 이른다. 작년 연간 분양물량 1만5485가구를 이미 크게 뛰어넘었다.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도 최대치다. 지난 9월 말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곳도 126개 조합, 9만6084가구에 달해 전국적으로 11만여가구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크게 늘면서 적잖은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땅 확보가 늦어져 조합 설립 뒤 3년이 지났는데도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인근의 한 사업지에는 두 개의 조합추진위원회가 생겨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땅 매입이 마무리되지 않은 조합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조합원 모집이 가능해 중간에 사업이 지지부진하면 그 피해가 기존 조합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도 조합원 모집 승인제를 도입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형/홍선표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