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남양주, 텅 빈 빌라 천지
수도권에 빌라(다세대, 연립주택) 공급 과잉 경보가 켜졌다. 올 들어 서울·수도권의 전세난이 심해지자 아파트 전세에서 밀려나는 서민층 주택 실수요자를 겨냥해 지은 수도권 외곽 빌라가 급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경기 31개 시·군의 올 1~8월 빌라 건축허가 물량은 3만2369가구로 작년 전체(3만2645가구)에 육박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4만8000여가구의 빌라가 경기지역에서 새로 지어질 전망이다. 수도권 동부지역 빌라 물량이 특히 많다. 올해 본격화한 서울 강동구 재건축아파트 이주 등의 영향이다. 경기 광주시는 올 1~8월 빌라 신축허가 물량이 3339가구에 이르렀다. 올 연간으로는 작년보다 20% 이상 많은 5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이 단기간에 늘면서 미입주 빌라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광주시의 경우 올 1~8월 신축허가를 받은 빌라 중 사용승인(준공허가)이 떨어진 가구는 378가구(11.3%)에 불과했다. 사용승인은 빌라 입주 여부를 참고할 수 있는 지표다. 통상 4~5개월 걸리는 빌라 한 동(8~12가구)의 건축 기간을 고려할 때 경기지역 빌라 상당수가 미분양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매매가격도 올초보다 15%가량 떨어졌다는 게 남양주와 광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최문섭 한국예건 사장은 “올 들어 경기지역에 들어선 빌라 중 30%가량은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양주·광주=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