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요 대도시들도 전세난이 심각하다. 그중에서도 대구와 광주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특히 높다. 대구 달서구 용산동 청구블루빌 전용 84㎡는 매매가격 2억7000만원, 전세가격 2억4000만원 선으로 전세가율이 88%에 달한다.

용산동 청구공인 이동욱 사장은 “전세 매물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게 전셋값 고공행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올초 광주 남구 진월동에선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단지가 나왔다. 이 영향으로 매매가격이 올라 최근 진월동 리채아파트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2억9000만원으로 전셋값 2억4000만원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전세가율은 82.7%로 여전히 높다. 이 단지 매매 물건은 10개가 나와 있지만 전세 물건은 1건밖에 없다. 진월동 리채공인 이용준 사장은 “전세가율이 90% 이상으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지방 대도시에서 전세가율이 높은 곳은 광주 남구(전세가율 79.6%)와 동구(79.3%), 대구 달성군(77.1%)과 달서구(76.8), 부산 북구(75.4%), 대전 서구(72.4), 울산 남구(72.5%) 등이 꼽힌다. 이들 지역 전세가율은 지역 평균보다 5%포인트 이상 높다.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많이 사는 아파트촌이 몰려 있는 게 공통점이다.

이들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세 물량 부족이 높은 전세가율 배경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 달성군 K공인 관계자는 “금리가 낮다 보니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받아도 적당한 투자처가 없다”며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하는 물량을 뺀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보증부 월세”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