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타운' 강남 3구…학군 수요 느는데 전세 품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에 월세를 나눠내는 보증부 월세(반전세)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어서다. 고가 아파트가 많아 대표적인 전세 중심 임대시장으로 분류되던 강남 3구가 ‘월세 타운’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1759건으로 전·월세 거래량(5157건)의 34.1%를 차지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1년 이후 월세 비중이 가장 높다. 강남 3구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2011년 18.8%에 그쳤지만 2013년 24.3%로 20%를 넘어선 뒤 빠르게 늘고 있다.

그동안 강남 3구는 집값이 비싼 까닭에 주택 매입 자금을 빌린 집주인들이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대출금을 갚기 위해 내놓은 전세 물건이 많았다. 하지만 저성장과 저금리 여파로 집값 상승 가능성이 낮아지자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 등의 이유로 강남권 거주를 선호하는 세입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세 거래가 많은 저가 연립주택이 포함된 전국 임대차 시장의 월세 비중은 이미 40%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저가 소형 주택에서 시작된 월세화가 고가 대형 주택이 많은 강남 3구까지 확대된 만큼 월세시대가 한층 빨리 다가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