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때 물려주자"…부동산 증여 붐
서울 서초동에 사는 2주택자 문모씨(65)는 최근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의 전용 139㎡ 아파트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8년 전 투자 목적으로 19억원에 샀다가 올 들어 10억원대로 떨어진 아파트다. 문씨는 “결혼한 아들이 집이 필요한 상태인 데다 부동산값이 크게 떨어진 시점에 부동산을 물려주는 게 세금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이 자녀나 배우자에게 주택 등을 양도하는 부동산 증여가 크게 늘어났다.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주택 상가 등 건축물 증여 건수는 6만6965건으로 지난해 전체 증여 건수(6만5415건)를 이미 넘어섰다. 이 중 아파트 증여는 2만6295건으로 작년 전체 증여 건수(2만5388건)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올 전체로는 2009년(3만2732건) 이후 최고치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증여하는 이른바 ‘부담부 증여’도 유행하고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자산가들은 과세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절세 효과가 큰 단독주택 상가 등의 증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