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부동산 시장 - 씨 마른 전세

월세 전환 속도 빨라져
매매가격의 80% '속출'
금리 인하…재건축 이주…"전셋값 더 뛴다"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주택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순수 전세 물건은 대부분 시장에 나오자마자 소진된다. 정기예금 금리 연 2% 안팎의 초저금리가 계속되고 있어 월세 및 반전세 전환에 따른 순수 전세 물량 부족도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6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아파트 전세가율은 69.2%에 달했다. 개별 단지별로는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진관동 은평뉴타운 내 힐스테이트 전용 59㎡의 전셋값은 2억8000만~2억9000만원으로 매매가의 80% 수준이다. 서울 행당동에서 6억원 선에 분양된 ‘서울숲 더샵’ 전용 84㎡형 전셋값은 4억8000만원 선인데도 매물이 없다. 전세 물건이 있는 전용 92㎡형은 5억원대에 거래되는 데 전세가율은 70%를 웃돈다.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00%로 내리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는 “전세 매물이 없어 세입자들이 이사철과 관계없이 연중 내내 전셋집 찾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화될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더해지면 내년 전세시장은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정원 신대치공인 대표는 “전세는 매물이 없어서 거래를 못 하고 있다”며 “내년 둔촌주공2단지까지 이주에 들어가면 매물은 더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이 주거 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먼저 전세자금대출 이자와, 전세보증금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보증부월세 가운데 무엇이 더 부담인지 계산해야 한다”며 “본인의 자금과 대출 상황 등을 따져 아파트만 고집하지 말고 품질 좋은 연립주택 등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규 입주 아파트가 많아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한 지역도 없진 않다. 지난달 3885가구가 입주에 들어간 서울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와 이달 입주를 앞둔 상수동 ‘래미안 밤섬 리베뉴’(580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전세 매물이 다 소화된 뒤 재계약 땐 전셋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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