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재개발·재건축’이 전국 정비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열쇠 중 하나로 떠올랐다. 조합원이 큰 평형 한 가구 대신,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소형 아파트 두 가구를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살 집뿐만 아니라 매달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집을 하나 더 마련할 수 있어서다. 조합 집행부도 재건축·재개발 동의율이 높아져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개발하면 '살 집 + 월세 놓을 집'…도시 정비사업 '급류' 탔다
○‘1+1’ 정비사업 인기

정부가 ‘1+1 재개발·재건축’을 처음 도입한 것은 2012년 2월이다. ‘1가구 1주택’ 공급을 원칙으로 했던 기존과 달리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예외 규정을 둔 것이다. 두 가구를 분양받으면 한 가구는 전용면적 60㎡ 이하로 하도록 했다.

제도 도입 초기엔 기존 주택 감정가격이 새집 두 가구 가격을 웃도는 경우에 한해 2주택 분양을 허용했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작년 말 기존 면적이 새집 두 가구 면적보다 클 때도 두 가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상이 넓어지면서 ‘1+1’을 선택하는 이들이 올 들어 본격 등장하고 있다. 서울 돈의문뉴타운 신길뉴타운 등 단지 규모가 큰 재개발 구역에서 잇따라 나타났다.

앞으로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1+1’ 방식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상아3차 신반포6차 등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조합원 분양신청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 관심은 뜨겁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최근 실시한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1055명(52.4%)이 2주택 분양을 선택했다. 2주택 희망자 가운데 소형 주택만 두 가구를 분양받고 싶다는 응답자가 576명에 달했다. 소형 주택과 오피스텔 또는 레지던스 호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을 아파트와 함께 분양받고 싶다는 응답자도 414명(39.2%)이었다.

개포주공1단지는 소형 두 가구를 받고 싶어하는 주민이 많아 지난 4월 ‘1+1 재건축’을 원하는 조합원 수요를 확인하기 위한 ‘아파트 평형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개포주공1단지에선 ‘1+1’ 분양이 가능한 조합원이 전체의 약 60%인 2980가구에 달한다.

이 같은 인기에는 수익형 부동산 선호현상이 한몫하고 있다. 두 가구를 받아 한 가구에 거주하고 나머지 한 가구는 임대를 놓을 수 있다. 소형 평형 인기도 요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형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이 중대형을 웃돌고 있다.

‘1+1’로 분양받은 집 중 작은 집은 준공 후 3년 안에 전매할 수 없다. 2주택자가 되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1주택 소유자는 집값이 9억원을 초과해야 종부세 대상이지만 2주택자는 6억원만 초과해도 종부세 대상이다.

○재건축 반대하는 조합원 줄어

‘1+1’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순항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동안 대형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고 여겨 정비사업에 반대하는 사례가 많았다. 집 가격에 관계없이 한 가구밖에 받을 수 없어서다.

재건축 전문인 남기송 변호사(천지인합동법률사무소)는 “다가구주택이나 상가주택을 가진 이들은 재건축이 되면 월세 수입이 사라지는 까닭에 대부분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주택 소유자들의 반대로 반포동 신반포3차, 고덕동 고덕1재건축구역 등 상당수 재건축 사업은 몇 년씩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선택의 폭이 넓어지자 사업 진행에 협조적인 자세로 돌아서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형 평형 조합원들의 반대로 사업이 묶여 있던 반포동 신반포3차, 신반포1차 20·21동 조합원 중 일부도 ‘1+1 재건축’에 매력을 느끼면서 사업 찬성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조성근/이현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