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1순위 청약을 받는 광주 서구 ‘금호지구 아델리움 로제비앙’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에만 1만1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시공사인 대광건영의 조영훈 부사장은 “광주는 신규 주택 공급이 뜸했던 데다 전셋값도 꾸준히 올라 새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실수요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光州 전셋값, 집값의 80% '전국 최고'…"차라리 집 살까" 달궈지는 청약 열기
전국에서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가장 높은 광주에 아파트 청약 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광주는 전셋값이 매매가의 80%에 육박해 전세를 끼면 주택구입 비용이 적게 든다”며 “지역 실수요자는 물론 서울 등 수도권 투자자들도 새 아파트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가율 80% 눈앞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전세가율은 78.4%로 대구(75.0%), 울산(72.2%), 대전(71.1%), 부산(69.0%), 인천(64.2%) 등 광역시는 물론 17개 광역시·도 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광주 남구의 전세가율은 81.3%로 조사 대상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았다. 개별 아파트가 아닌 지역 평균 전세가율이 80%를 돌파한 것은 남구가 처음이다.

새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 데다 교육여건이 좋아 주거 선호도가 높다. 남구 봉선동 소망공인의 최모 대표는 “봉선동과 주월동 일대 준공 10~20년차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대부분 80%를 웃돈다”고 전했다.

북구(79.6%)와 광산구(77.6%), 동구(77.1%) 등 나머지 자치구들도 전세가율 8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 입주할 집이 부족해지자 전세가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대구의 뒤를 이어 가장 뜨거운 분양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광주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06년 2만7565가구로 최고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4808가구가 공급되는 데 그쳤다.

○계약 1주일 만에 ‘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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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매에 나선 데다 한국전력 등이 이전하는 광주전남혁신도시 입주 효과로 신규수요까지 늘면서 상반기 광주 분양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광주시청이 들어선 상무지구에서 지난주 청약을 받은 ‘상무광명 메이루즈’ 주상복합 아파트는 135가구(일반공급 기준) 모집에 557명이 청약해 평균 4.12 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달 북구 일곡지구에서 오랜만에 나온 새 아파트인 ‘광주 일곡 엘리체 프라임’은 423가구에 1순위에서만 731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7.29 대 1에 달했다. 대구 등 분양시장이 뜨거운 지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이른바 브랜드 아파트는 분양 즉시 완판(완전판매)됐다. 현대산업개발이 5월 분양한 ‘무등산 아이파크’는 계약 시작 1주일 만에 일반분양분 808가구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광주는 제조업 기반이 약해 인구 증가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입주 가구는 늘어날 전망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 3700여가구를 비롯해 2012년 이후 분양물량이 입주를 시작하면 공급과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