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아파트 32평형 '집값 굴욕'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 있는 래미안3차 아파트 전용 84㎡(옛 32평형)는 최근 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4년 전(2010년 6월)보다 3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반면 소형인 59㎡(옛 24평형)는 같은 기간 평균 8000만원 오른 4억1000만원 선에 주인이 바뀌었다. 4년 새 중·소형 가격 차가 평균 1억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좁혀졌다. 4인 가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탄탄했던 전용 84㎡ 수요층이 엷어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중산층 아파트’인 전용 84㎡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용 84㎡는 지난 5월과 6월 0.02%씩 내린 반면 59㎡(재건축 단지 제외)는 지난달에도 0.05% 오르는 등 강보합세를 이어갔다. 서울 화곡동 우장산 힐스테이트 59㎡는 최고 4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온 반면 84㎡ 저층은 5억원짜리 매물도 있다. 가격 차가 5000만원에 불과하다. 인근 혜성공인 김종갑 대표는 “84㎡는 최근 거래가 줄면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앞으로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가격이 조금이라도 싼 59㎡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84㎡ 세입자가 59㎡ 매매로 돌아서는 상황”이라며 “4인 가구가 줄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등 인구 구조 개편과 투자심리 위축이 맞물려 84㎡도 부담스러워하는 수요자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