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묫자리부터 떠오르잖아요" 위례 주민들 '장지역' 개명 요구
“위례는 갓 생긴 신도시인데 묫자리를 뜻하는 ‘장지’라는 이름의 지하철역이 바로 앞에 있는 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조성된 위례신도시. 지난해와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곳을 지나는 서울 지하철역 이름에 대해 주민 불만이 많다. 서울시와 송파구 등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역명을 바꿔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되는 역명은 위례신도시를 지나는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복정역이다. 특히 장지역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입주한 위례신도시 22단지 한 주민은 “지하철역 이름이 ‘장지’여서 어감이 좋지 않다”며 “어르신들은 역을 지나가거나 내릴 때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주민들은 장지역 대신 인근에 있는 복합쇼핑몰 명칭을 따 ‘가든파이브역’으로, 복정역 대신 ‘위례신도시 입구역’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위례신도시를 찾았을 때도 이 같은 민원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24단지 한 주민은 “역명을 바꾸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고 들었다”며 “가든파이브 삼성역, 가든파이브 현대역처럼 역명에 기업 이름을 넣으면 (기업들로부터) 비용도 충당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역내 공간을 기업 미술관, 공연장 등으로 활용하면 충분히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역명을 바꾸려면 주민들이 해당 자치구에 자치구역명개정 건의를 해야 한다”며 “송파구 지명위원회를 거친 뒤 서울시 지명위원회로 올라오면 주민들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요구에 따라 지하철역명이 바뀐 사례도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성내역은 2010년 잠실나루역으로 바뀌었다. 지난 3월에는 경의선 전철역 ‘서강역’이 지역주민들과 대학 요구로 ‘서강대역’으로 변경됐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