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개발 사업이 취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 택지지구의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다. LH가 지난해 공급한 시흥 목감지구 A6블록 아파트 공사 모습. LH 제공
경기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개발 사업이 취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 택지지구의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다. LH가 지난해 공급한 시흥 목감지구 A6블록 아파트 공사 모습. LH 제공
9만여 가구의 신도시 규모로 추진돼 온 경기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지구)가 사실상 취소되면서 인근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민간 아파트 공급은 오히려 활기를 띨 전망이다. 광명·시흥지구 주변에는 광명역세권지구, 시흥 목감지구, 인천 서창2지구, 부천 옥길지구 등 택지지구가 즐비하다. 이들 택지지구는 광명·시흥지구에 밀려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본지 5월12일자 A1·8면 참조

○올해 광명·시흥 인근서 1만여 가구

광명·시흥지구는 인천(구월지구 서창2지구), 시흥(배곧신도시 목감지구 은계지구 장현지구), 광명(광명역세권), 부천(옥길지구 범박지구), 서울 서남부(항동지구 천왕지구)에 조성 중인 공공주택지구와 택지지구로 둘러싸여 있다. 수도권 서남부 주거벨트가 광명·시흥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이들 지역에서 1만1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대우건설 호반건설 등 민간업체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임대와 분양 아파트를 쏟아낸다.

시흥시 배곧신도시에서 호반건설과 광주업체 골드클래스의 자회사인 세종종합건설이 ‘호반 베르디움2차’(1206가구)와 ‘배곧신도시 골드클래스’(690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한라도 오는 10월께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들어서는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안에서 2700가구 규모의 ‘한라 비발디’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KTX 광명역 주변 광명역세권지구에서는 호반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이 7월 이후 주상복합 아파트 공급에 나선다.

LH는 부천 범박동 옥길동 일대 옥길지구(2차 공공주택지구) A2블록에서 924가구(전용 59㎡) 규모의 임대주택 입주자를 이달 하순 모집한다. 다음달 시흥 목감지구에서 592가구를 분양하고 인천 서창2지구에서도 아파트 공급에 나선다. 시흥은계와 장현지구에서는 내년에 각각 7280가구과 1만985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보금자리 취소 '훈풍'…광명·시흥·부천 1만가구 '분양 숨통'
○“보금자리 취소로 주택 공급과잉 해소”

그동안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서는 광명·시흥지구가 ‘공공의 적’으로 인식돼 왔다. 이명박 정부 때 ‘반값 아파트’를 표방하면서 3차 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된 광명·시흥지구는 분당신도시 규모의 면적에 9만4000여 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사업 주체인 LH의 부채 증가 등으로 사업 추진 동력을 잃었다. 국토부는 전반적인 사업 여건을 감안, 최근 ‘사업 전면 취소’로 방향을 틀었다. 광명·시흥지구 사업 취소로 주변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의 우려가 줄어들게 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광명·시흥지구 주변은 KTX(광명역)와 서울외곽순환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이 지나간다. 인천 남동인더스파크, 서울 구로디지털밸리, 안산 시화·반월산업단지 등 산업단지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천 옥길지구가 전체 면적의 30%가량을 공원과 녹지 등으로 조성하는 등 개별 지구마다 친환경적인 설계가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지하철 1호선 및 4호선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건 단점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광명·시흥지구 취소로 주변 분양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 서남부 지역 주택 임대시장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