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 과세' 대응 전략] 서울 아파트 값 한달째 내리막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2·26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위축되고 있다. 한 달째 서울 아파트값은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전통적으로 시장을 선도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의 선행지표인 수도권 전셋값도 1년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간신히 살아났던 회복의 불씨가 꺼져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전·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밝힌 지난 2월 말까지만 해도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는 봄기운이 완연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 덕분이다.

2월 마지막 주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폭(0.13%)은 2009년 9월 첫 주(0.14%) 이후 가장 컸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는 3월 초까지 이어졌다. 실수요자 이외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한 주 만에 개포주공2단지가 1000만~1500만원 오르고, 반포주공1단지가 2000만~4000만원 상승했다.

그러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이 나온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거래도 뜸해지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서울 아파트값은 3월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 4주 동안 내리 떨어졌다.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의 경우 호가가 1000만~2000만원씩 하향 조정됐다.

수도권(서울 제외) 및 신도시의 전셋값도 2012년 7월 말 이후 88주 만에 하락했다. 업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4월 전국 주택거래량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1~2월의 회복 기대감이 3~4월 들어 한 풀 꺾인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특이한 점은 전반적인 기존 주택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새아파트 청약 시장엔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6일 서울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힐스 논현’은 3.3㎡당 3080만원 수준의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앞서 이달 10일 대구 북구 칠성동에서 선보인 ‘대구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는 409가구 모집에 무려 3만1436명이 몰려 평균 7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 신규 분양시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전체적인 부동산시장의 향방은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오는 6월 어떤 내용으로 국회를 통과할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