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국토부 장관 건설업계 간담회

"부동산 불씨 살릴 것…손톱 밑 가시 많이 알려달라"
재건축 단지는 전용85㎡ 이하 60% 이상 짓게 추진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주택건설업계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규제완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주택건설업계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규제완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6일 건설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민간택지 내 소형주택 의무 건립비율 폐지 등 규제 완화 선물 보따리를 푼 것은 지난해 이후 이어진 주택 시장 회복의 불씨를 키우기 위해서다.

◆소형주택 의무건립 폐지

1997년 만들어진 ‘주택조합 등에 관한 규모별 공급비율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과밀억제권역 내 민간택지에 건설하는 300가구 이상 주택은 전체의 20% 이상을 60㎡(24평형) 이하로 지어야 한다. 이 규정은 집값 상승기에 중대형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이뤄지면서 무주택 서민과 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2008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 중소형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60㎡ 이하 평형의 공급도 자연스럽게 확대돼 17년 만에 없애기로 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이 규정(재건축 단지 제외)이 폐지되면 서울·인천은 물론 구리 하남 고양 성남 광명 등 경기 내 과밀억제권역(14개 시)의 민간 사업자나 주택조합원들이 원하는 규모의 주택을 원하는 비율만큼 지을 수 있게 된다.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 담당자는 “재건축 단지는 전용 85㎡ 이하를 60% 이상 짓는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며 “재건축을 제외한 단지는 면적 규정이 없어지게 돼 민간이 시장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평형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합주택 조합원 자격 넓힌다

주택조합제도도 손본다. 주택조합원의 자격을 무주택자 또는 60㎡ 이하 1가구 소유자에서 앞으로 무주택자 또는 85㎡ 이하 1가구 소유자로 확대하는 게 국토부의 방안이다. 조합원에게 공급하는 주택 규모 제한도 완화된다. 현재 국민주택규모 이하만 공급할 수 있는 규정을 없애거나 규모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주택조합에서 85㎡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도 나올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또 업계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주택건설업체가 소유한 토지에 조합주택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2010년 도입된 외국인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도 완화 대상이다. 그동안 외국인이 외국인투자지역 및 인천경제자유구역 안에서 콘도나 호텔, 서비스레지던스 등 체류형 휴양시설에 5억~7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거주 및 영주 자격을 줬다. 국토부는 제주도 이외 지역에 대한 투자가 전혀 없어 외국인이 관심을 많이 갖는 주택 등 거주시설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주택정책과 사무관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미분양 주택으로 대상을 한정해 시행한 후 향후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잇따른 규제 완화 움직임으로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임대차 선진화 방안 이후 주택 거래시장이 다소 위축된 상황”이라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추진 등에 이어 소형주택 의무건립 비율 폐지 등 추가적인 규제 완화로 시장 회복에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외국인 부동산투자이민제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2010년 도입된 제도. 외국인이 외국인투자지역 및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체류형 휴양시설에 일정 금액(5억~7억원) 이상 투자하면 2년 거주, 투자한 뒤 5년 이상 유지하면 영주 자격을 준다.

■ 과밀억제권역

수도권에서 인구와 산업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정비할 필요가 있는 지역.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설 등이 제한된다. 서울·인천·의정부·구리·남양주·하남·고양·수원·성남·안양·부천·광명·과천·의왕·군포·시흥 등 14개 지역.

김병근/김진수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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