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상수동 홍익대 정문 남서쪽 주택가 곳곳은 상가 개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5000만~6000만원이던 상수동 이면도로의 한 1층 점포(전용 50㎡) 권리금은 최근 1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점포당 250만원 정도였던 월세도 3년 새 400만원까지 뛰었다.

[신랜드마크 상권] 홍대상권 '빅뱅'…명동보다 붐빈다
윤운정 상수동 패밀리공인 부장은 “2010년 3.3㎡당 2000만원에 못 미치던 단독주택 땅값은 요즘 5000만원에도 매물이 없다”고 전했다.

젊음의 거리로 불리던 홍대 상권이 ‘글로벌 관광상권’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음악클럽 붐’을 타고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명성을 얻었던 이곳이 2010년 공항철도 개통과 함께 유동인구가 급증하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가세하면서 명동 상권을 넘보는 관광상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교동 일대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상권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남쪽으로는 상수·합정동으로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동교·연남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동교동 삼거리를 지나는 경의선 폐선 부지 주변으로는 3~4년 새 관광객을 상대로 한 게스트하우스와 상가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60만~70만원(보증금 1000만원) 정도였던 1층 점포(전용 33㎡ 기준)의 월세는 최근 들어 100만원가량으로 뛰었다.

상권 확대의 동력은 급격히 늘어난 관광객 등 유동인구의 증가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은 작년 하루평균 유동인구가 9만7728명으로 전년보다 9.5%나 늘었다. 강북의 기존 상권인 명동역(5만7811명)과 종로3가역(5만5304명)을 크게 앞질렀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홍대 상권은 기존 젊은 층에 중국·일본 관광객은 물론 국내 중·장년층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점포 시세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가격 거품이 있기 때문에 신규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방에서도 대규모 도시 개발, 관광객 증가, KTX 개통 등의 요인으로 기존 상권을 능가하는 신흥 상권이 급부상하고 있다. 홍대 상권을 시작으로 부산 인천천안 등 전국 주요 신흥 상권을 점검해본다.

이현일/임현우/김동현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