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세금폭탄' 벗어나…미분양 해소도
전·월세 상한제는 정부 반대로 없던 일로
황우여 대표(오른쪽)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대표(오른쪽)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 ‘규제 대못’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가 9년 만에 폐지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규제들이 대부분 풀려 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주택자들은 그동안 짓눌려온 ‘세금 폭탄’ 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 더불어 임대사업자로 재인식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9년 만에 사라지는 양도세 중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집값 폭등'때 규제 사실상 다 풀려…주택거래 '숨통' 틔울 듯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3주택 이상은 60%)를 세금으로 물리는 것이다. 하지만 2009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일반세율(6~38%)을 적용해왔다. 최근 5년간 해마다 적용이 미뤄진 셈이다. 이번에 여야가 소득세 과표기준을 인하하는 법안을 양도세 폐지안과 동시에 통과시키기로 하면서 이른바 ‘부동산 빅딜’이 이뤄지게 됐다. 당초 민주당이 요구해온 ‘전·월세 상한제’ 도입 카드는 정부가 “인위적인 가격 규제”라며 강력 반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도세 중과제도가 폐지되면 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규제로는 ‘분양가 상한제’만 남게 됐다. 조재희 (주)한라 상무는 “2009년 이후 위축된 공급시장을 회복하고 다양한 품질의 주택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분양가를 규제하는 상한제도 신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래 활성화·미분양 해소 기대

업계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주택구매 가수요층이 부동산 시장에 들어오도록 유인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신규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양도세 중과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내년 초 일시적으로 다주택자 물량이 쏟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격이 떨어지고 매매가 안 돼 가슴앓이를 하던 다주택자들이 일부 물량을 털기 위해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전반적으로 거래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 거품이 걷혔기 때문이다. 보증부 월세 등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확산되면서 저금리 속에 주택의 임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임대사업자 확대를 유인하는 계기라는 설명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다주택자들이 일부 물건 매각에 나서겠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상품이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임대사업자로 나서는 다주택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 해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마케팅 담당임원은 “미분양 단지 중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들은 여유계층의 투자처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 확 낮아져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가 폐지돼 양도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김경재 신한금융투자 세무팀장에 따르면 3주택 보유자가 2005년 5억원에 산 주택을 내년 10억원에 팔 때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면 세금으로 2억3925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일반과세를 적용하면 양도세 부담은 1억3018만50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김 팀장은 “기본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세금 부담이 줄어든 데다 투자처 갈아타기가 가능해 시장에서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가 높아진 것도 시장 정상화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진희 코리아베스트 세무사도 “다주택자들이 세금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담에서도 벗어나게 됐다”며 “세제에 대한 규제는 더 이상 없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 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진수/이현진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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