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사업은 지난 10년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시공을 하겠다고 나선 건설사 두 곳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도 했다. 대출과 인·허가 비리가 불거져 시행사 사장(이정배 파이시티 사장)과 은행 관계자는 물론 정권 실세들까지 줄줄이 감방 신세를 졌다.

진로그룹이 해체되며 매물로 나온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9만6007㎡)를 2004년 낙찰받은 이정배 파이시티 전 사장은 대형 상업·업무시설 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사업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인·허가가 문제와 터미널 임차인과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2009년 11월에야 최종 인·허가를 받았다.

건축허가 직후인 2010년에는 시공사였던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자금 사정 악화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결국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주단은 포스코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을 재개했다. 그런데 당시 정권 실세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대주단은 파이시티 사업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