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풍수 마케팅' 확산
살어리 살어리랏다…'명당'에 살어리랏다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주택업체가 ‘풍수 마케팅’으로 수요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풍수 마케팅’은 ‘명당’에 위치한 부동산을 구입하면 돈과 명예가 따라온다는 것을 강조하는 마케팅이다. 집값이 수십억원을 넘는 고급 주택은 물론 업무용 시설들도 명당임을 내세우며 고객몰이에 열중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 뚝섬 일원에 지어진 고급 주상복합 ‘갤러리아 포레’는 부지가 ‘용마음수’(龍馬飮水·용과 말이 만나서 물을 마시는 형국)임을 내세워 분양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시공사인 한화건설은 “풍수지리에서 ‘용마음수’는 재물·권력·인기가 한번 들어오면 절대 나가지 않는 자리”라고 선전해 자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일부 가구는 최초 분양가보다 5억원 이상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판교신도시 운중동에 지어진 고급 타운하우스 ‘산운 아펠바움’도 풍수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운중동 일대가 풍수지리상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 명당이어서 인재와 부자가 나온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최고 분양가가 8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주택이지만 총 34가구 중 4가구 정도만 남아 있다.

고급 주택에서 주로 진행하던 풍수 마케팅은 오피스와 상가 등 업무용 시설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부산 문현동에 들어서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몰은 풍수 전문가인 심재열 동국대 교수에게 의뢰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풍수지리에서 거북이는 기(氣)를 상생시키는 영물로 보는데 BIFC몰은 거북 꼬리를 의미하는 ‘귀미형(龜尾形)’ 명당이라는 것. 따라서 이곳을 점유한 사람은 재화를 모은다는 설명이다.

BIFC몰 분양 관계자는 “상업시설은 돈이 돌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택보다 더 재화운이 좋은 곳에 들어서야 한다”며 “기업들이 사옥을 지을 때 명당을 따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