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百-롯데마트, 파이시티 공동 개발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 쇼핑센터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한다.

유통 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경쟁 판도를 바꿀 만한 파이시티 인수전에서 정면 충돌하는 대신 묘한 동거를 선택해 주목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이시티는 이날 본입찰에서 신세계백화점-롯데마트-STS개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의 승인을 받으면 신세계-롯데 컨소시엄은 정식 우선협상자 지위를 갖게 되며 오는 9월 관계인 집회를 통과하면 인수가 확정된다.

인수가격은 4000억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부동산개발 회사인 STS개발이 쇼핑센터를 세우고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임차 형태로 입점한다. 오피스 건물에는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홈플러스도 참여하기로 했다.

점포 확장 전쟁을 벌여온 롯데와 신세계가 한자리에 둥지를 트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파이시티는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8만5800㎡에 35층 규모로 건설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센터다. 총사업비는 3조4000억원에 이른다.

2003년 개발을 시작한 파이시티는 과도한 차입금 등으로 2011년 1월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 개발 사업을 진행할 새 주인을 찾아왔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들과 개발 사업자들이 인허가 및 개발 과정에서 각종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정영효/유승호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