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분양가 조정에서 밀착영업까지

봄 성수기를 맞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건설사들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13곳이 청약을 받고 견본주택 2곳이 문을 연다.

이어 6월에는 위례신도시에서 새 아파트가 대거 나올 전망이다.

업계는 4·1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봄기운이 감도는 시장 분위기를 타고 반드시 분양에 성공해 침체를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7개월만에 0.25%포인트 내려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금융 혜택도 확대할 여지가 생겼다.

분양 시장에서 가장 힘이 센 카드는 역시 가격이다.

삼성물산은 4·1대책 이후 열흘간(4.26∼5.5) 수도권 10개 단지의 래미안 아파트를 첫 구입하는 생애최초 계약자에게 200만원 상당의 현금 또는 현물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 결과 미분양 200여가구를 정리했다.

이 업체는 6월 중 경기 성남시에 '위례신도시 래미안' 410가구와 서울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267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새 아파트는 (가격보다) 상품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혀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경기 남양주시에 '별내2차 아이파크' 아파트 1천83가구를 분양 중인 현대산업개발은 기존 아이파크 고객이 새 아파트를 계약할 경우 상품권 100만원어치를 주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개관한 이 아파트의 견본주택에는 첫 3일간 2만5천여명이 몰렸다.

현대산업개발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4·1대책을 기점으로 활기를 되찾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과감한 판촉에 나섰다"면서 "반응이 좋으면 다른 사업장에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엠코는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의 저층부 10여가구의 분양가를 6억원으로 내려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하는 과정에서 청약 일정을 일주일 늦추기도 했다.

6월 수도권에서 4개 단지, 2천300여가구를 분양하는 GS건설의 한 관계자도 "6억원대 물량이 많아 기왕이면 양도세 감면 기준인 6억원 이하로 분양가를 맞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분양하는 '공덕파크자이' 아파트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3.3㎡당 200만원 정도 저렴한 분양가를 매길 예정이다.

집을 살 만한 수요층을 추려 집중 공략하는 '밀착 마케팅'도 활발하다.

GS건설은 공덕역 인근 거주자들이 주로 마포·여의도·종로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덕·여의도역을 거점으로 '공덕파크자이' 아파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서 분양하는 '광교산자이' 아파트도 인근 분당·수지 등지에서 이동식 상담버스를 운행하는 등 지역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대엠코는 강남권과 경기 성남·하남시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마케팅을 전개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가 분양가 경쟁력을 갖출 경우 분양 시장에도 4·1대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위례신도시나 판교 주상복합 분양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면서 "금리를 내려 투자 유인도 생긴 만큼 분양가를 낮추면 더 많은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도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성공 여부는 결국 분양가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유진 기자 indigo@yna.co.kr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