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개인의 주관적 평가 영역이자 실체가 없는 행복 수준을 측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행복 지수 개발을 위한 국제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세계 각 국가들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상황이 다른 만큼 보편적인 평가 지표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창설 50주년을 맞아 세계 각국 상황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행복 지수인 ‘국민 삶의 질(BLI·Better Life Initiative)’을 개발했다. 각국의 경제지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주거환경, 소득, 삶의 만족도, 일과 삶의 균형 등 11개 평가 항목의 점수를 매긴다.

유엔은 지난 4월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156개국 1000명(15~60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주 생활 수준, 공동체 생활, 소득수준 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담겨 있다.

유엔새천년개발프로젝트 책임자로 보고서 작성을 총괄한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심리학, 의학, 경제학, 사회학 등의 결과를 토대로 행복의 지표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개인의 소득은 8% 정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기초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 충족되면 행복은 소득보다 개인이 속한 공동체의 상황, 정신·육체적 건강, 가치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