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계 내부의 집단파벌 간 이익다툼에서 벗어나 오직 회원들의 이익보호에만 신경쓰는 순수한 이익단체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기존 협회와는 다른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대한민국공인중개사협회)

“회원이 8만명이 넘는데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지 않겠어요? 하지만 신생 협회는 회원 간 결속기반이 취약해서 오래 지속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국 8만여 공인중개사의 모임인 공인중개사협회가 5년 만에 다시 ‘두 가족’으로 쪼개졌다. 기존 단일 이익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에서 분리된 새 협회가 최근 정부의 공식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공인중개사협회(대공협)는 지난달 말 국토해양부 승인을 받고 출범을 선언했다. 한공협에 소속됐던 회원 중 협회 운영방식에 반대하는 일부 회원들이 ‘딴 살림’을 차린 것이다. 대공협 관계자는 “기존 협회는 기득권 다툼으로 선거 진행도 안되고 갈등도 많아 새 출발을 결심했다”며 “실무교육 공제홍보 등 기존 한공협이 하던 사업의 틀을 갖추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공협은 “기존 협회에 극렬히 반대하던 소수의 모임일 뿐”이라며 “회원 수도 수백여명에 불과하고, 별도의 서비스 체계를 갖추기도 어려운 상태여서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협회 조직은 그동안 숱한 내홍을 겪어왔다. 1999년 정부의 복수단체 허용조치에 따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회원 5만5000명)와 대한공인중개사협회(2만6000여명)로 양분됐다. 하지만 조직 성격이 비슷한 두 단체를 다시 합쳐야 한다는 통합 여론에 밀려 분리된 지 8년 만인 2007년에 지금의 ‘한국공인중개사협회’로 합쳐졌다. 하지만 2009년부터 회장 학력위조 소송 등으로 회장이 물러나고, 후임 회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으로 세 차례 폭행사태를 빚는 등 분란이 계속돼왔다.

현재 양측은 상대의 활동이나 움직임에 대해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대공협은 사업체계 구축에 열중하고 있고, 한공협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새 지도부 선출 준비에 부산한 모습이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양측이 모두 바쁜 상황이라 당분간 과거와 같은 파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