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주택 각광…주상복합 찬밥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근 경기 광명역세권지구에서 공급한 ‘점포 겸용 단독주택(점포주택)용지’ 19필지가 평균 3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층에 상가를 넣고 2~3층에 원룸주택을 들일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용지다. 입지 여건이 좋은 일부 필지는 경쟁률이 154 대 1까지 치솟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최근 경매에 부쳐진 서울 도곡동 지웰카운티아파트 전용면적 107㎡형은 응찰자가 없어 감정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두 차례 유찰돼 감정가격(16억원)의 64%인 10억원으로 최저가가 낮아졌는데도 아무도 응찰하지 않아 다음달 19일 반값(8억1920만원)에 새주인을 찾는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1~2인 가구 증가, 베이비부머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주거시설 투자 기준과 선호도가 급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활황기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21일 LH에 따르면 올 들어 매각한 주택용지를 중심으로 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점포 겸용 단독주택, 중소형 아파트, 주거 전용 단독주택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등의 용지는 분양률이 저조했다. 수도권 최대 관심 지역인 위례신도시에서도 중대형 아파트 용지는 팔리지 않았다. 2006~2007년까지 부동산 활황기에는 상황이 반대였다. 청라지구 등 수도권 신도시의 중대형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용지가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팔려나갔다. 단독주택은 대부분 미분양되는 등 주목을 받지 못했다.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아파트가 관심을 끌다 요즘엔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 판도가 바뀌었다. 중대형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2006년에는 낙찰가율이 아파트(92.1%), 연립·다세대주택(87.7%), 다가구주택(78.4%), 주거용 오피스텔(73.9%) 등의 순이었다. 2007년엔 재개발 대상인 연립·다세대주택(101%), 아파트(98.8%), 점포주택 (90.6%), 주거용 오피스텔(73.9%) 순으로 변했다. 올 상반기에는 오피스텔(84.6%), 다가구주택(84.4%), 아파트(78.4%), 연립·다세대주택(75.6%) 등으로 순서가 바뀌었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을 때는 시세차익이 큰 부동산과 대형 고급주택이 인기가 많고, 불황 때는 소규모·수익형 부동산이 주목받는다”며 “최근에는 1~2인 가구 급증 등 인구구조 변화까지 겹쳐 이 같은 트렌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