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빙고동 ‘용산 푸르지오 파크타운’은 반포대교 북단 구릉에 자리잡아 한 눈에 띈다. 노후한 단독주택이 많은 한남뉴타운5구역과 붙어 있어 일대에서 유일하게 솟은 아파트다. 단지 내 수준 높은 조경시설과 미술 작품, 탁월한 한강·남산 조망권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난해 5~7월 14개동에 760가구가 입주했다. 인근 공인중개소에는 이 아파트 매물을 찾는 이들이 지금도 종종 찾아온다.

그러나 시장에는 매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국방부가 소유한 ‘군인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용산 일대 위치한 국방부 직할 부대와 합참, 연합사에 복무하는 군인들만 거주할 수 있다.

오래된 군인 아파트가 전용면적 72~109㎡(28~40평형)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했지만 정보가 공개되지 않다보니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부정확한 ‘소문'도 알음알음 퍼진다. ‘비교적 높은 지대에 세워졌는데도 용적률이 한남뉴타운5구역보다 높아 남산을 완전히 가린다' ‘금싸라기 땅에 군인들이 돈 한 푼 안 내고 한강이 보이는 중대형 아파트에서 산다’ 등이다.

물론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용적률 185%를 적용받은 ‘용산 푸르지오’가 들어선 동빙고동 7의2 일대는 ‘2종 일반주거지역(법정상한용적률 200%)’이다. 바로 밑 한남뉴타운5구역은 개발계획 상 용적률 223%를 적용받았다.

군인들은 거주 기간동안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고 있다. 이 아파트는 대우건설과 국민연금공단, 국인공제회 등이 참여해 899억원을 투입한 ‘민자유치(BTL:Build-Transfer-Lease)’ 방식. 국방부가 민간자본을 유치해 신축한 후 소유권은 이전받지만 시설관리운영권자가 20년간 임대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 등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인근 부대 근무자들이 1~2년간 임대 보증금과 관리비를 내고 거주한다"며 “근무지를 따라 수 없이 이사를 다녀야 하는 군인들에겐 용산 아파트가 ‘특혜'가 아니라 수 많은 ‘군사(軍舍)’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용산구와 노원구, 동작구 등 서울 시내에 약 6000여가구의 군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