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받은 과천 재건축… 내년 시공사 선정
경기 과천시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설립 및 추진위원회 인가가 잇따르고 건설사들의 시공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면적을 축소하면서 재건축 일반분양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교통·환경 여건이 두드러지는 곳인데다 경기도와 과천시도 재건축에 우호적인 상황이어서 주민 이견만 없으면 내년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하는 단지가 속속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시 속도 붙는 과천 재건축

탄력 받은 과천 재건축… 내년 시공사 선정
14일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과천주공6단지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8일 과천시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지난달 27일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30일 과천시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지 8일 만이다. 조합 인가까지 통상 1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결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과천시가 예상보다 빨리 인가했다”며 “조합 등기를 마치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내년 2월18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한다. 용적률 220%를 적용받아 기존 1262가구를 최고 35층 2056가구로 새로 지을 계획이다.

1단지도 지난달 25일 과천시로부터 재건축추진위원회 승인을 받고 조합설립 준비에 나섰다. 기존 1062가구에서 479가구 늘어난 1541가구를 추진키로 했다.

분담금 논란이 불거졌던 2단지도 내년 초 재건축추진위원장을 선출한 뒤 조합을 설립, 시공사를 선정키로 했다. 2단지는 1620가구로 단지 규모가 가장 큰 데다 서울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과 가까워 주목받던 곳이다. 7단지가 최근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한 정비계획안도 통과됐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시공권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3·11단지 재건축을 맡았던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대림·GS·대우·포스코·현대산업개발·SK 등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업체들이 물밑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수익성 높아져

과천은 보금자리지구 지정 여파로 올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에 비해 6.9% 내렸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과천아파트 3.3㎡당 평균가격은 지난 2월 2914만원에서 지난달 2695만원으로 219만원 하락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집값이 내린 만큼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는 평가다. 2단지 전용면적 20㎡는 연초보다 7000만원 내린 3억3000만원이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1억5000만원가량의 분담금을 내면 전용 59㎡(25평형)에 입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2단지 재건축 추진위가 공개한 전용 59㎡형 일반분양가는 6억3600만원대다. 11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59㎡가 6억3500만~6억7500만원임을 감안하면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5년 후 1억5000만원 안팎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오렌지공인의 박강호 사장은 “가격이 내리면서 재건축 투자 수익률은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거래는 여전히 뜸하다. 하재영 과천 건우공인 사장은 “상담은 꾸준하지만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권순형 J&K 부동산연구소장은 “과천 재건축은 과거에도 시뮬레이션상 수익이 나오는 단지였다”며 “수익률과 관계없이 부동산시장이 얼어 붙다 보니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