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재건축, 일반분양 160가구ㆍ시프트 1008가구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대명사'로 통하는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에 시동이 걸렸다. 1999년 재건축이 추진된 이후 12년 만에 정비계획 수립 절차가 시작되면서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은마아파트는 강남의 요지이면서 학군 중심지역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뿐 아니라 4000여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주변 전세시장 등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아파트 5598가구로 늘어나

은마 재건축, 일반분양 160가구ㆍ시프트 1008가구
13일 강남구가 마련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전용면적 76㎡(31평형) 2674가구,84㎡(34평형) 1750가구 등 4424가구인 은마아파트는 '1 대 1 재건축'방식으로 39㎡ 1125가구,83㎡ 2703가구,101㎡ 1770가구 등 5598가구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 중 4590가구는 조합원 및 일반분양,1008가구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용 임대아파트로 구성된다. 일반분양 아파트는 160여가구가 될 전망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일반 재건축 방식을 적용하면 소형아파트 의무 비율에 따라 주민들이 작은 평형에 들어갈 수도 있어 1 대 1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며 "기존 면적보다 10% 정도 늘어나는 면적은 임대아파트나 일반분양분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람절차는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진행된다. 강남구는 주민 의견 수렴과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내년 2~3월 쯤 서울시에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결정 요청을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을 최종 고시하게 된다. 이후 조합설립,사업시행인가 단계를 거쳐 이르면 2015년쯤 사업이 완료될 것으로 강남구는 내다보고 있다.

◆상가 · 15m도로 등이 걸림돌

정비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게 됐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

우선 재건축 공사기간 동안의 영업 손실을 우려하고 있는 단지 내 450여개상가주인들과의 마찰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번에 마련한 정비계획안은 단지 내 상가를 제외하고 마련됐다.

서울시의 도시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단지 내를 관통해 건설하도록 돼 있는 15m 도로를 없애야 한다는 주민들의 민원도 거세다. 강남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안전을 이유로 도로를 설치하는 데 불만이 커 서울시에 기본계획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 순항 여부가 가격 변수

은마아파트 매매 · 전세시장은 조용한 편이다. 전용 76㎡와 84㎡의 매매가는 각각 8억7000만~8억8000만원,10억7000만~10억8000만원이다. 지난 7월 말 최고가인 9억4000만원,11억3000만원에 비해 6000만~7000만원 정도 떨어진 상태다.

전용 76㎡와 84㎡의 전셋값은 각각 3억~3억3000만원과 4억~4억3000만원으로 지난 9월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 이주 수요가 사라진 이후 1억~1억3000만원가량 하락했다.

매매시장의 최대 변수로는 재건축 사업 순항 여부가 꼽히고 있다. 단지 내 초원공인의 정홍기 사장은 "지난달 이후 매매 및 전세시장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취득세 감면 혜택이 연내 줄어드는 만큼 일부 거래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건축 주민공람이 이뤄지고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 대기 수요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근 대성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싼 급매물만 일부 거래된다"며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만큼 학군 이주수요가 어떻게 움직이고 재건축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가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규모와 사업 진행 일정이 구체화되면 투자자들의 매매 문의가 늘어나고 주변 부동산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김진수 기자 sunee@hankyung.com